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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게레로 단평 by 한빈翰彬



No Sweat - SportsIllustrated Headline




 이변은 없었다.
 
 예상한 대로 별다른 공백을 느끼지 못했고, 나이들었다고는 하나 플로이드의 반응 속도가 게레로에 비해 현저히 빨랐다. 1라운드에 리드 라이트 핸드가 바디와 헤드를 가리지 않고 꽂는데 아마 저 공격만큼 강력한 단발은 현재 복싱계 어디를 봐도 없을 것이다. 메이웨더가 강요하는 양자택일, 타는 듯한 고통을 느낄 묵직한 바디 스트레이트를 맞거나, 혹은 눈앞이 번쩍이는 라이트닝 스트레이트를 맞거나. 게레로는 선택권이 없었고 플로이드는 원하는 대로 꽂아넣었다. 

 잽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 메이웨더가 앞발을 안쪽에 넣고 자유롭게 잽으로 머리를 사냥하는데 그것은 게레로도 원하는 바였다. 게레로가 들어가 숄더롤을 뚫고 펀치를 전달했는데, 2라운드쯤 들어가자 그게 상당히 먹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메이웨더의 숄더롤이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공간에 들어가 왼손을 던지니 메이웨더도 가드를 올리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다만 게레로가 들어오기 전, 메이웨더가 링 로프에 몰리지 않고 계속해서 리드 라이트로 머리를 사냥한다. 누가 봐도 확연한 정타가 연거푸 터지고 게레로의 펀치는 연신 허공을 가른다. 스피드 차이가 확연하다. 3라운드까지 30-27, 메이웨더. 

 이번 경기에서 플로이드의 디펜스는 숄더-롤이라기보다는 백스텝과 레터럴 무브이다. 메이웨더의 숄더-롤은 오르티즈 전이나, 코토 전에서 보여줬던 것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게레로가 계속해서 메이웨더에게 불편한 공간을 점유하려 들기 때문이다. 다만 붙어서 메이웨더가 공격하지는 못하나, 메이웨더의 홀딩은 베르토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쪽 팔을 확실히 틀어잡고 반격을 하려 들지 않아 레퍼리가 떼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중거리에서는, 더할 말이 없는 플로이드의 압도적 우세이다. 플로이드의 라이트는 이번 경기에서 엄청난 빈도로, 그리고 가공할 속도로 연거푸 터져나온다. 코토 전에서 보인 것 같은 스윙성 라이트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직선형으로 뻗는 스트레이트이다. 베르토가 플로이드에게 던져준 교훈은, 게레로를 초반에 기죽여놓지 않으면 흐름이 점점 통제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메이웨더는 베르토가 아니고. 흐름을 전혀 내줄 생각이 없다. 게레로 얼굴이 서서히 지쳐간다. 5라운드까지 50-45 메이웨더.




 6라운드 들어서 게레로의 움직임이 훨씬 좋아졌다. 마가리토를 본받듯이 메히칸 볼륨 펀쳐로 변신하여, 펀치를 치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페인트를 주고 들어가 펀치를 늦게 낸다. 이게 플로이드에게 맞아 들어가서, 플로이드가 링 로프에 몰리는 비중이 훨씬 많다. 메이웨더가 펀치를 던지면서 게레로를 저지해 보려고 하나 게레로가 플로이드를 일단 몰아붙이고 들어가 바디샷을 던진다. 알리-프레이져, 코토-마가리토 등등이 떠오르는데 6-7라운드를 모두 게레로에게 준다. 68-65 메이웨더.

 8라운드가 되자 메이웨더가 뒤로 빠지는 것을 포기하고 맞불을 놓는다. 게레로는 이제 밀어붙일 힘이 빠진 것 같고, 반응속도도 느리다. 메이웨더가 스윙성으로 라이트 훅을 던지는데, 날카로움은 사라졌지만 게레로는 그런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메이웨더가 게레로를 거의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이는데 그 상황에서도 럭키 샷은 내주지 않겠다는 끝까지 리스크 회피적인 태도를 보인다. 변화를 최소화하는 메이웨더답다.

 9라운드부터 메이웨더가 발을 쓰면서 부드러운 레터럴 무브가 발휘된다. 발도미르 전을 연상케 하나 게레로가 바디샷을 포기하지 않으며 힘을 낸다. 터프함이 대단하고, 보는 사람에 따라 게레로에게 줄 수도, 정타를 감안하면 메이웨더에게 줄 수도 있다. 나라면 메이웨더에게 주겠다. 9라운드까지 88-83 메이웨더.

 10라운드 들어서자 메이웨더 다리에 부드러움이 사라졌다. 게레로가 상체 움직임을 더 활용하기 시작하는데 메이웨더가 최상의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몸을 얇게 만들어 나온 것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게레로 펀치를 맞아 주기에는 메이웨더가 너무 빠르다. 여전히 10-9 메이웨더.

 11라운드 들어서도 여전히 메이웨더가 팔팔한데, 게레로가 들어오려 들면 정타만 맞추고 빠져나간다. 라이트 어퍼컷이 맞아들어가고 해설자들이 호세 루이스 카스티요 얘기를 꺼낸다. 사실 그것보다는 발도미르전과 더 비슷한 양상이 아닐까. 이제 게레로는 어떤 펀치를 낼 힘조차 없다. 메이웨더가 홈런성 스윙 펀치를 던지나 날카로움은 없다. 하지만 무패 기록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메이웨더가 넉아웃 기회를 잡은 것 같은데 들어가지 않는다.  

 12라운드 들어서자 메이웨더가 작정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게레로는 맞출 힘이 없고, 플로이드는 내줄 생각이 없으니 나오는 것은 디펜스 뿐이다. 무패 은퇴의 챔피언으로 록키 마르시아노, 조 칼자게, 리카르도 로페즈가 언급되지만 셋 모두 흠이 있다. 메이웨더도 카스티요 전이 있으므로 사실 동급이라고 봐도 좋겠다. 경기가 끝나고 12라운드가 게레로에게 가나 117-111이 한계이다. 삼심 역시 같은 점수를 주었다. 메이웨더 UD

 정리하자면, 메이웨더가 오늘 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였고, 게레로는 터프하게 굴었지만 역시 반응 속도 차이가 컸다. 인간적인 면에서 게레로에게 심정적으로 기울었던 것이 사실이나, 사울 알바레즈-플로이드 메이웨더를 위해서는 게레로 반대편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미르 칸, 대니 가르시아가 차기 목록에 있지만 그 누구도 알바레즈만큼의 기대감을 부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늘 경기로 플로이드가 노화했다고 보는 이들에게 제일 구미에 당길 이름도 역시 알바레즈이다. 트라우트 전 수준의 알바레즈라면 승부는 볼 것도 없겠으나, 호세시토 전 때의 컨디션이라면 메이웨더와 정말 치열한 경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Who R U Picking?






덧글

  • 한별 2013/05/05 18:07 # 삭제 답글

    이변은 없었다.

    단평을 열자마자 이 한마디에 한빈님 아래글들도 보지않고 댓글 답니다.
    더 이상 볼거 없네요.ㅎㅎ
    차분히 다음에 보겠습니당.
    감사합니다.^^
  • 한빈翰彬 2013/05/07 21:39 #

  • 코스타델솔 2013/05/05 18:18 # 답글

    안녕하세요 한빈님, 신경질적일 정도로 뒤로 잘 피해대는 메이웨더 였어요. 1라운드 2라운드의 메이웨더모습은 ..그의 경기를 몇번 봣던 저 지만, 마치 엑션영화에서 합을짜고 움직이는게 아닌가 할정도로 메이웨더 특유의 상대움직임과 타이밍을 읽고 피하는 모습, 자기만 읽을수 있는 리듬대로 흐름을 타고.... 참 대단하다 생각되요. 머릿속에 복싱의 공식과 규칙이 딱 박혀있는 아 뭐랄까.. 그런 볼거리를 또 누가 보여줄 수 있을지. ㅎㅎ 참.. 게레로는 좀 일방적으로 당한 면이 많아서 좀 딱해보이지만, 그래도 30을 넘기기전에 세계 에서도 복싱의기술에 첨단에 서있는 선수와 링에서 12라운드라는 시간을 체험한 영광스런 몸이라 생각됩니다.
  • 한빈翰彬 2013/05/07 21:42 #

    메이웨더에게서는 수련자로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매뉴얼화된 대처를 꼽을 수 있죠. 사실 이런 게 다들 체화되야 하는 건데. 상대가 어떻게 들어오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같은 것 말이죠. 오소독스 입장에서 스트레이트로 들어오면 빠지고 돌려주거나, 혹은 레프트훅으로 돌리거나. 이날 메이웨더가 참 자기 컨디션을 잘 과시했습니다.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도저히 카운터를 걸 수 없어 보이는 다이브 바디 스트레이트... ㅎㅎ 게레로도 열심히 했구요.
  • 가생이 2013/05/05 18:54 # 삭제 답글

    너무 사뿐히 즈려밟아 버리네 ㅜ.ㅜ
  • 한빈翰彬 2013/05/07 21:42 #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 ㄴㅇㄹㄴㅇㄹ 2013/05/06 02:06 # 삭제 답글

    경기 끝나고 링사이드에서 토니 맥켄지가 메이웨더에게 로버트는 아주 크나큰 페이베이스를 지니고 영화와 같은 동기부여를 가진 상황에서도 당신에게 무력하게 패배 했다. 당신은 도데체 어떠한 resolve를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지속적인 승리와 무브먼쉽이 가능하냐고 질문하니까 그게 아니다. 난 커리지에 특별한 부여를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29번의 패배와 10번의 KO패가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 지는게 불가능하고 쪽이팔린다는 말에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자기 삼촌과 숙부, 아버지가 당한 모든 패배를 자기가 당했다고 표현 한것이더군요. 괴물자식
  • 한빈翰彬 2013/05/07 21:43 #

    그정도면 정말 괴물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으하하하.
  • 아미르깐 2013/05/07 15:52 # 삭제 답글

    지금 파퀴랑웨더붙으면 파퀴개털리갯죠?
  • 한빈翰彬 2013/05/07 21:43 #

    지금 붙는다면 저는 메이웨더 승에 걸고 싶네요.
  • sed 2013/05/08 22:31 # 삭제 답글

    메이웨더의 숄더롤 방어법은 진짜 상대를 피를말리게하는군요.. 내 펀치는 들어가도 니펀치는안들어간다.. 라운드당 펀치횟수 비교하면 상대선수가 당연히 더많나요? 메이웨더는 펀치도 신중하게 내는 타입이니깐.. 2배차이날려나 ㅋ;;
  • 한빈翰彬 2013/05/22 01:13 #

    펀치 수는 비슷합니다. 메이웨더도 펀치를 쉼없이 내거든요. 쉼 없다는 표현보다는 리듬을 끊어놓는다는 펀치가 정확하려나...
  • 2013/05/09 23:08 # 삭제 답글

    알바레즈 느린스피드로 웨더잡을수잇을까요?
  • 한빈翰彬 2013/05/22 01:13 #

    타이밍은 스피드를 제압하곤 하죠. 호세피토 전 때의 알바레즈는 꽤나 괜찮지 않았나요? 트라우트 전 때는 전 그저 그랬습니다만... 컨디션 조절 실패라고 봅니다.
  • 준탱 2013/05/26 07:50 # 삭제 답글

    http://www.youtube.com/watch?v=hl8ay8ld9ls&feature=youtube_gdata_player
    죄송합니다만 36초 웨더나올때 나오는 노래 아시는분 계실까요..
  • 한빈翰彬 2013/06/05 10:02 #

    http://www.youtube.com/watch?v=KvkKX035484

    Ghostbusters - Ray Parker Jr.
  • 로이존스 2013/05/26 18:35 # 삭제 답글

    정성스럽게 평을 잘써주셨네요 잘봤습니다 ~
    메이웨더는 안티팬도 되게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메이웨더의 영리한 복싱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네요
  • 한빈翰彬 2013/06/05 10:03 #

    그렇습니다.
  • 코스타델솔 2013/06/14 21:26 # 답글

    안녕하셧어요 한빈님? 메이웨더 - 사울알바레즈가 9월에 붙는다는군요 기대되요
  • 한빈翰彬 2013/06/18 16:10 #

    예, 저도 요즘 기대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도 몇 번 돌려보는데 아주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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