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2007년 5월 5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오스카 델 라 호야에게 스플릿 디시전으로 승리를 거두고 WBC 라이트미들급 챔피언에 오른다. 삼심의 점수는 각각 톰 카지마렉 115-113 dlh, 척 지암파 116-112 floyd, 제리 로스 115-113, floyd 였고, 내 채점은 116-112, floyd였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을 되돌려 보자.
1
얼마 전 듀크뉴켐 님이 올려주신 플로이드 메이웨더 커리어 박스 셋을 쭉 보았다. 사실 메이웨더 경기는 거의 다 챙겨보긴 했어도 연대기순으로 본 건 처음이다. 그런데 시간대별로 플로이드를 보니 내가 지금까지 플로이드에게 갖고 있던 인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근래 플로이드에 대해 각을 좀 세웠었는데, 이젠 왜 플로이드가 대단한지에 대해 말해 보자.
2
플로이드 경기가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명하다고 하니 찾아보았는데 기대보다 화려한 난타도 없고 펀치를 많이 내는 것도 아니니 시종일관 지루한 게다. 복싱 좀 본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대부분 이렇다. 슈퍼페더 시절엔 공격도 자주 하고 재미있었는데 웰터로 올라와서 그래. 그런데 과연 그런가?
3
고백하자면 사실 난 슈퍼페더 시절 메이웨더에게 큰 특별함을 느낀 적은 없다. 물론 빠르고, 강력하고, 압도적이란 걸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피지컬과 테크닉으로 경기를 가져오는 건 다른 선수들도 할 수 있었다. 육체적으로 보자면 나는 슈퍼페더 시절의 메이웨더보다는 타이슨이나 레너드 쪽에 더 끌렸고, 기술적으로는 리카르도 로페스를 더 좋아했다.
치코 코랄레스를 다섯 번이나 다운시킨 레프트훅, 헤나로 에르난데스를 골로 보낸 라이트 어퍼컷, 필립 엔도 전에서 보여준 숄더 롤. 모두 경량급 올타임 순위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퍼포먼스였지만, 그것뿐이었다. 라이트급에선 호세 루이스 카스티요에게 사실상의 패배를 경험했다.
그러나 웰터급 메이웨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4
플로이드 메이웨더-잽 주다 전을 생각해 보자. 메이웨더는 초반 주다의 변칙적이고 빠른 펀치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꾸준히 바디에 라이트 단발을 꽂으며 천천히 주다를 늪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또한 주다의 펀치가 충분히 닿을 거리에서도 태연히 버티고 서서 상체의 미묘한 움직임으로 주다가 펀치를 내는 데에 주저함을 심은 다음, 걸어들어가 바디에 라이트 어퍼컷을 적중시키고 레프트훅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콤비네이션을 이어갔다. 메이웨더는 초반 주다의 광속 레프트훅에 고개가 젖혀졌으면서도 자신의 방어 체계를 굳게 신뢰했으며, 상대의 공간에 들어가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놀라운 것은 플로이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리듬으로 경기를 끌고 가, 서로 펀치를 내지 않는 공백의 시간에도 여전히 라운드가 플로이드의 것이며 경기의 흐름은 그가 쥐고 있다는 확신을 부심들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5
발도미르 전은 어땠나. 발도미르의 펀치 궤적이 자신의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없음을 굳게 신뢰하고 경기 중반에 손이 깨진 상황에서도 어께와 한 쪽 팔만으로도 끝까지 라운드를 잃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플로이드가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을 다쳤다 하더라도 오른손 어퍼와 스트레이트만 가지고도 라운드를 가져갔으리라 확신한다. 아마 이 경기가 끝나고 래리 머천트와 서로 싸운 것도 자신이 힘들게 가져온 승리를 머천트에게 재미없다며 폄하당하자 플로이드의 발끈했기 때문일 것이다.
6
이 웰터급에서의 두 경기를 공통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바로 플로이드의 침착함과 자신감이다. 발도미르 전이 끝나고 플로이드의 인터뷰가 그걸 대변할 단초가 되리라. 어쨌든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 나는 그것이야말로 플로이드가 호세 루이스 카스티요와의 1차전에서는 갖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침착함과 자신감은 한데 어울러 펀안함이 되어 링에서의 플로이드에게 여유를 불어넣고, 여유는 믿음이 되어 플로이드 팬들에게 어느 상황에서든 플로이드가 경기를 가져갈 거라는 확신을 불어넣는다.
7
슈퍼페더 시절의 메이웨더는 기본적으로 부지런하다. 부지런히 링 주위를 돌며 상대에게 꽂아넣는 바디 잽, 점핑 스텝에서부터 시작하는 스피디한 레프트훅.슈퍼 스피드 스타로서 메이웨더는 화려하지만 웰터급에 올라와 한 단계 발전한 메이웨더보다는 안정적이진 않다.
8
그래서 라이트급에서 두란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나는 라이트급 시절의 플로이드라면 두란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답한다. 피지컬은 물론 중요하지만 단지 피지컬일 뿐. 돌진하는 두란은 레너드처럼 침착함과 자신감이 없다면 박스할 수 없다. 하지만 웰터급 시절의 메이웨더와 웰터에서 만난다면, 나는 해볼 만하다고 말할 것 같다.
9
즉 웰터급에 올라온 플로이드의 가장 큰 변화는 펀치를 내지 않는 모든 시간을 플로이드의 것으로 만드는 재주의 탄생이다. 그 재주는, 슈퍼페더 시절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수동적으로 따라갈 정도로 느리지는 않은 리듬을 가지고 모든 경기를 플로이드의 리듬으로 끌고 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웰터급 이후의 메이웨더는 슈퍼페더급의 메이웨더와는비교할 수 없는 한 차례 발전을 이루었다고 본다.

2007년 5월 5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오스카 델 라 호야에게 스플릿 디시전으로 승리를 거두고 WBC 라이트미들급 챔피언에 오른다. 삼심의 점수는 각각 톰 카지마렉 115-113 dlh, 척 지암파 116-112 floyd, 제리 로스 115-113, floyd 였고, 내 채점은 116-112, floyd였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을 되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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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듀크뉴켐 님이 올려주신 플로이드 메이웨더 커리어 박스 셋을 쭉 보았다. 사실 메이웨더 경기는 거의 다 챙겨보긴 했어도 연대기순으로 본 건 처음이다. 그런데 시간대별로 플로이드를 보니 내가 지금까지 플로이드에게 갖고 있던 인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근래 플로이드에 대해 각을 좀 세웠었는데, 이젠 왜 플로이드가 대단한지에 대해 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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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경기가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명하다고 하니 찾아보았는데 기대보다 화려한 난타도 없고 펀치를 많이 내는 것도 아니니 시종일관 지루한 게다. 복싱 좀 본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대부분 이렇다. 슈퍼페더 시절엔 공격도 자주 하고 재미있었는데 웰터로 올라와서 그래. 그런데 과연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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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사실 난 슈퍼페더 시절 메이웨더에게 큰 특별함을 느낀 적은 없다. 물론 빠르고, 강력하고, 압도적이란 걸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피지컬과 테크닉으로 경기를 가져오는 건 다른 선수들도 할 수 있었다. 육체적으로 보자면 나는 슈퍼페더 시절의 메이웨더보다는 타이슨이나 레너드 쪽에 더 끌렸고, 기술적으로는 리카르도 로페스를 더 좋아했다.
치코 코랄레스를 다섯 번이나 다운시킨 레프트훅, 헤나로 에르난데스를 골로 보낸 라이트 어퍼컷, 필립 엔도 전에서 보여준 숄더 롤. 모두 경량급 올타임 순위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퍼포먼스였지만, 그것뿐이었다. 라이트급에선 호세 루이스 카스티요에게 사실상의 패배를 경험했다.
그러나 웰터급 메이웨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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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메이웨더-잽 주다 전을 생각해 보자. 메이웨더는 초반 주다의 변칙적이고 빠른 펀치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꾸준히 바디에 라이트 단발을 꽂으며 천천히 주다를 늪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또한 주다의 펀치가 충분히 닿을 거리에서도 태연히 버티고 서서 상체의 미묘한 움직임으로 주다가 펀치를 내는 데에 주저함을 심은 다음, 걸어들어가 바디에 라이트 어퍼컷을 적중시키고 레프트훅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콤비네이션을 이어갔다. 메이웨더는 초반 주다의 광속 레프트훅에 고개가 젖혀졌으면서도 자신의 방어 체계를 굳게 신뢰했으며, 상대의 공간에 들어가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놀라운 것은 플로이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리듬으로 경기를 끌고 가, 서로 펀치를 내지 않는 공백의 시간에도 여전히 라운드가 플로이드의 것이며 경기의 흐름은 그가 쥐고 있다는 확신을 부심들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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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미르 전은 어땠나. 발도미르의 펀치 궤적이 자신의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없음을 굳게 신뢰하고 경기 중반에 손이 깨진 상황에서도 어께와 한 쪽 팔만으로도 끝까지 라운드를 잃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플로이드가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을 다쳤다 하더라도 오른손 어퍼와 스트레이트만 가지고도 라운드를 가져갔으리라 확신한다. 아마 이 경기가 끝나고 래리 머천트와 서로 싸운 것도 자신이 힘들게 가져온 승리를 머천트에게 재미없다며 폄하당하자 플로이드의 발끈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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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웰터급에서의 두 경기를 공통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바로 플로이드의 침착함과 자신감이다. 발도미르 전이 끝나고 플로이드의 인터뷰가 그걸 대변할 단초가 되리라. 어쨌든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 나는 그것이야말로 플로이드가 호세 루이스 카스티요와의 1차전에서는 갖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침착함과 자신감은 한데 어울러 펀안함이 되어 링에서의 플로이드에게 여유를 불어넣고, 여유는 믿음이 되어 플로이드 팬들에게 어느 상황에서든 플로이드가 경기를 가져갈 거라는 확신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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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페더 시절의 메이웨더는 기본적으로 부지런하다. 부지런히 링 주위를 돌며 상대에게 꽂아넣는 바디 잽, 점핑 스텝에서부터 시작하는 스피디한 레프트훅.슈퍼 스피드 스타로서 메이웨더는 화려하지만 웰터급에 올라와 한 단계 발전한 메이웨더보다는 안정적이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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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라이트급에서 두란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나는 라이트급 시절의 플로이드라면 두란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답한다. 피지컬은 물론 중요하지만 단지 피지컬일 뿐. 돌진하는 두란은 레너드처럼 침착함과 자신감이 없다면 박스할 수 없다. 하지만 웰터급 시절의 메이웨더와 웰터에서 만난다면, 나는 해볼 만하다고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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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웰터급에 올라온 플로이드의 가장 큰 변화는 펀치를 내지 않는 모든 시간을 플로이드의 것으로 만드는 재주의 탄생이다. 그 재주는, 슈퍼페더 시절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수동적으로 따라갈 정도로 느리지는 않은 리듬을 가지고 모든 경기를 플로이드의 리듬으로 끌고 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웰터급 이후의 메이웨더는 슈퍼페더급의 메이웨더와는비교할 수 없는 한 차례 발전을 이루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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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2007년 5월 5일, MGM 그랜드 가든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골든 보이 오스카 델 라 호야를 상대로도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시간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11
예전에 아마 복신님이 플로이드 메이웨더-오스카 델 라 호야 전에서 델 라 호야가 잽을 보다 더 활용했다 했을지라도 메이웨더가 경기를 가져갔을 거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전성기 델 라 호야라면 몇 라운드 더 가져갔을 텐데, 그 몇 라운드면 116-112 델 라 호야로 기운다. 전성기 델 라 호야의 가장 힘들었던 경기 중 하나인 가나의 흑표범 아이크 쿼테이-델 라 호야 전으로 잠깐 되돌아가 보면,
12
다른 사람들은 이 경기가 웰터급 클래식이라고 하지만 난 조금 지루하게 봤다. 물론 6라운드와 12라운드는 제외한다(12라운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12라운드이다). 나머지는 하이 레벨의 체스라고 할 만 한데, 델 라 호야는 라운드 내내 쿼테이의 잽과 분투하다가 라스트 텐 세컨드에 쏟아붓는 플러리로 라운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면 라운드를 가져가지 못했을 게다. 그랬다면 2분 50초 동안 라운드를 지배한 쿼테이에게 라운드가 갔을 테니까. 그런데 12라운드 직전까지 델 라 호야가 105-104 쿼테이 정도로 경기를 이끌 수 있었던 데에는 2분 50초 동안 델 라 호야의 잽이 쿼테이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즉 2분 50초간 잽으로 라운드를 지배한 쿼테이와 10초간 플러리를 쏟아낸 델 라 호야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팽팽한 2분 50초 간의 긴장에 플러리로 저울추를 슬쩍 얹어 놓는 델 라 호야의 모습인 것이다. 12라운드, 델 라 호야가 뒷손 페인트 후 더킹하면서 휘두르는 그림같은 레프트훅으로 다운을 뺏고 남은 모든 체력을 플러리에 쏟아부으며 경기를 가져오게 된다.
13
쿼테이의 잽이 메이웨더의 잽보다 못할까? 물론 메이웨더의 잽이 좋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잽만으로도 상대의 얼굴을 피칠갑으로 만들어 놓는 쿼테이에 비교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나는 쿼테이가 잽만 가지고 다운 없이 테크니컬 낙아웃을 이끌어내는 것도 봤다. 그런 잽과 델 라 호야는 11라운드 내내 싸웠고 라운드를 반이나 가져올 수 있었다. 즉 프라임 오스카의 잽은 메이웨더에게 크게 뒤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시 시계를 델 라 호야-메이웨더 경기로 돌려 보면,
14
오스카 델 라 호야가 메이웨더에게 내준 라운드에서 제일 눈에 띄는 모습은 경기 내내 플로이드의 잽에 활로를 찾으려 분투하지만 결국 끝까지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델 라 호야의 모습이었다. 플러리를 난사할 때는 물론 과거의 골든 보이를 만들었던 그 찬연함이 살짝살짝 드러나는 것 같았으나 정작 중요한 핵심은 다 빠져 있었다고 본다.
쿼테이-델 라 호야 전 12라운드를 복기해 보면 델 라 호야가 플러리를 날리기 전에는 언제나 감각적인 왼손이 플러리를 날리기 직전의 상황을 세팅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7년의 델 라 호야는 어땠나. 처음부터 무조건 연타를 날리는 난사기계일 뿐이었다.
15
플러리 전 그 역할을 다 했던 왼손의 부재는 플러리 상황에서도 여전히 리듬을 메이웨더의 것이 되게 했고, 클린 히트는 없었다. 프라임 델 라 호야의 플러리는 빠름과 정확도 모두를 갖추고 있었지만 2007년 델 라 호야의 플러리엔 빠름만이 있을 뿐 정확성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물론 플로이드의 숄더 무브먼트와 난타의 흐름을 끊어야 할 지점을 직관으로 꿰뚫는 어퍼컷 역시 돋보인다.
16
>>9 로 되돌아가서, 나는 앞서 둘 모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라운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메이웨더에게 있다고 썼다. 그 기반엔 물론 그의 간결하면서도 중심을 유지하는 잽과 꽂아야 할 타이밍과 각도를 직시하는 라이트 스트레이트, 그리고 남들보다 링을 두 배는 넓게 쓰는 스텝이 놓여 있다. 그 중에서도 델 라 호야-메이웨더전의 소강 시간을 모두 메이웨더에게 몰아 주는 최대 무기는 잽이다. 잽은 경기를 구성하는 한 방식이지만, 하나의 경기를 구성하는 방식 그 자체를 경기로 만들어가는 메이웨더의 특이한 기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7
그렇기 때문에 델 라 호야의 잽이 더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쿼테이 전에서 그를 먹여살린 더블 잽, 트리플 잽, 자유로이 상하를 오가는 연발 잽들 중 어느 것도 메이웨더전에선 보지 못한 것 같다. 말 그대로 위에서 말한 2분 50초 대 10초의 대결이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8라운드부터는 기교 있는 잽뿐만 아니라 보통의 잽을 내는 것까지 포기했고, 클린 히트가 터진 12라운드 이외에는 한 라운드도 건질 수 없었다.
18
1997년 위태커와 붙기 직전이었던 24살의 델 라 호야를 메이웨더와 붙이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다. 보다 더 감각적인 잽과 플러리 앞에서도 여전히 메이웨더는 라운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발도미르 전의 메이웨더의 움직임이라면 선방했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델 라 호야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19
그러므로 나는 여전히 좋은 잽과 펀치로 이루어진 프레싱은, 메이웨더가 승리를 가져가는 가장 큰 요인인 "그 재주" 를 효과적으로 봉인한다고 생각한다. 플로이드의 양대 자산이라면 자신감과 침착함, 그리고 기술적으론 라운드를 통제하는 잽인데 전자는 위기에서 그를 구해내고 후자는 보통 상황에서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다. 프레싱이라면 그 중 한 자산은 내려놓게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때의 프레싱은 발도미르가 그랬던 것처럼 무작정 소몰이를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11
예전에 아마 복신님이 플로이드 메이웨더-오스카 델 라 호야 전에서 델 라 호야가 잽을 보다 더 활용했다 했을지라도 메이웨더가 경기를 가져갔을 거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전성기 델 라 호야라면 몇 라운드 더 가져갔을 텐데, 그 몇 라운드면 116-112 델 라 호야로 기운다. 전성기 델 라 호야의 가장 힘들었던 경기 중 하나인 가나의 흑표범 아이크 쿼테이-델 라 호야 전으로 잠깐 되돌아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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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이 경기가 웰터급 클래식이라고 하지만 난 조금 지루하게 봤다. 물론 6라운드와 12라운드는 제외한다(12라운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12라운드이다). 나머지는 하이 레벨의 체스라고 할 만 한데, 델 라 호야는 라운드 내내 쿼테이의 잽과 분투하다가 라스트 텐 세컨드에 쏟아붓는 플러리로 라운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면 라운드를 가져가지 못했을 게다. 그랬다면 2분 50초 동안 라운드를 지배한 쿼테이에게 라운드가 갔을 테니까. 그런데 12라운드 직전까지 델 라 호야가 105-104 쿼테이 정도로 경기를 이끌 수 있었던 데에는 2분 50초 동안 델 라 호야의 잽이 쿼테이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즉 2분 50초간 잽으로 라운드를 지배한 쿼테이와 10초간 플러리를 쏟아낸 델 라 호야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팽팽한 2분 50초 간의 긴장에 플러리로 저울추를 슬쩍 얹어 놓는 델 라 호야의 모습인 것이다. 12라운드, 델 라 호야가 뒷손 페인트 후 더킹하면서 휘두르는 그림같은 레프트훅으로 다운을 뺏고 남은 모든 체력을 플러리에 쏟아부으며 경기를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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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테이의 잽이 메이웨더의 잽보다 못할까? 물론 메이웨더의 잽이 좋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잽만으로도 상대의 얼굴을 피칠갑으로 만들어 놓는 쿼테이에 비교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나는 쿼테이가 잽만 가지고 다운 없이 테크니컬 낙아웃을 이끌어내는 것도 봤다. 그런 잽과 델 라 호야는 11라운드 내내 싸웠고 라운드를 반이나 가져올 수 있었다. 즉 프라임 오스카의 잽은 메이웨더에게 크게 뒤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시 시계를 델 라 호야-메이웨더 경기로 돌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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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델 라 호야가 메이웨더에게 내준 라운드에서 제일 눈에 띄는 모습은 경기 내내 플로이드의 잽에 활로를 찾으려 분투하지만 결국 끝까지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델 라 호야의 모습이었다. 플러리를 난사할 때는 물론 과거의 골든 보이를 만들었던 그 찬연함이 살짝살짝 드러나는 것 같았으나 정작 중요한 핵심은 다 빠져 있었다고 본다.
쿼테이-델 라 호야 전 12라운드를 복기해 보면 델 라 호야가 플러리를 날리기 전에는 언제나 감각적인 왼손이 플러리를 날리기 직전의 상황을 세팅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7년의 델 라 호야는 어땠나. 처음부터 무조건 연타를 날리는 난사기계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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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리 전 그 역할을 다 했던 왼손의 부재는 플러리 상황에서도 여전히 리듬을 메이웨더의 것이 되게 했고, 클린 히트는 없었다. 프라임 델 라 호야의 플러리는 빠름과 정확도 모두를 갖추고 있었지만 2007년 델 라 호야의 플러리엔 빠름만이 있을 뿐 정확성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물론 플로이드의 숄더 무브먼트와 난타의 흐름을 끊어야 할 지점을 직관으로 꿰뚫는 어퍼컷 역시 돋보인다.
16
>>9 로 되돌아가서, 나는 앞서 둘 모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라운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메이웨더에게 있다고 썼다. 그 기반엔 물론 그의 간결하면서도 중심을 유지하는 잽과 꽂아야 할 타이밍과 각도를 직시하는 라이트 스트레이트, 그리고 남들보다 링을 두 배는 넓게 쓰는 스텝이 놓여 있다. 그 중에서도 델 라 호야-메이웨더전의 소강 시간을 모두 메이웨더에게 몰아 주는 최대 무기는 잽이다. 잽은 경기를 구성하는 한 방식이지만, 하나의 경기를 구성하는 방식 그 자체를 경기로 만들어가는 메이웨더의 특이한 기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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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델 라 호야의 잽이 더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쿼테이 전에서 그를 먹여살린 더블 잽, 트리플 잽, 자유로이 상하를 오가는 연발 잽들 중 어느 것도 메이웨더전에선 보지 못한 것 같다. 말 그대로 위에서 말한 2분 50초 대 10초의 대결이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8라운드부터는 기교 있는 잽뿐만 아니라 보통의 잽을 내는 것까지 포기했고, 클린 히트가 터진 12라운드 이외에는 한 라운드도 건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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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위태커와 붙기 직전이었던 24살의 델 라 호야를 메이웨더와 붙이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다. 보다 더 감각적인 잽과 플러리 앞에서도 여전히 메이웨더는 라운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발도미르 전의 메이웨더의 움직임이라면 선방했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델 라 호야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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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는 여전히 좋은 잽과 펀치로 이루어진 프레싱은, 메이웨더가 승리를 가져가는 가장 큰 요인인 "그 재주" 를 효과적으로 봉인한다고 생각한다. 플로이드의 양대 자산이라면 자신감과 침착함, 그리고 기술적으론 라운드를 통제하는 잽인데 전자는 위기에서 그를 구해내고 후자는 보통 상황에서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다. 프레싱이라면 그 중 한 자산은 내려놓게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때의 프레싱은 발도미르가 그랬던 것처럼 무작정 소몰이를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때 플로이드의 침착성은 그의 어디까지 구원해 줄 것인가.
20
결국 이 이야기는 파퀴아오와 메이웨더가 만났을 때 공방이 형성되는 거리에서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연 메이웨더는 자신은 닿고 파퀴아오는 닿지 않는 거리에 파퀴아오를 묶어 둘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파퀴아오는 펀치 다발로 메이웨더의 시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아마 그것이 서로 견제하는 시간에 누가 라운드를 가져갈지를 결정할 것이다.

20
결국 이 이야기는 파퀴아오와 메이웨더가 만났을 때 공방이 형성되는 거리에서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연 메이웨더는 자신은 닿고 파퀴아오는 닿지 않는 거리에 파퀴아오를 묶어 둘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파퀴아오는 펀치 다발로 메이웨더의 시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아마 그것이 서로 견제하는 시간에 누가 라운드를 가져갈지를 결정할 것이다.

Reference
http://aquavitae.egloos.com/3102086
http://aquavitae.egloos.com/3107077
http://aquavitae.egloos.com/313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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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근데 웨다랑 팩맨은 붙긴 붙나요? 올해안에 붙어야 할텐데. 한살이라도 젊을 때 자웅을 겨뤄야 볼만할텐데...
제 개인적으론(그리고 대체적 중론으론) 내년 5월 첫째주 토요일(한국 시간으론 일요일)에 붙을 것 같습니다. 매년 5월과 11월 첫째주 토요일은 그 해의 탑 빅매치가 열리거든요.
당장 위의 오스카 델 라 호야-플로이드 메이웨더(양쪽 합쳐서 대전료 7700만불) 도 5월 첫째주였으니 말이죠. 아마 그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퓨어박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웨더는 휘태커랑은 상태든 스타일이든 또 달랐고 2007년 버전 호야는 이미 날이 많이 죽어서... 레프트로 간보다가 컴비네이션이 딜레이 없이 유기적으로 5연타에서 버프받으면 7연타까지 터져야 제맛인데 게다가 90년대에 번쩍했던 레프트 더블같은 명품 무브먼트는 위력을 잃었는지 실종에 웨더가 또 어떤 눈을 가진 복서이며 패턴이 분석되면 압박을 역습의 찬스로 직시하고 숄더롤로 정타는 비껴가면서 그림 가져가는 유효타 먹이는걸로 컴퓨박스 히트수와 적중률 다잡는데 한경기씩 결과만 놓고 보면 호야는 1차전 카스티요보다도 웨더를 상대로 전략적이지 못했다고 단순히 볼 수 있지만 웰터급에서 펀치력과 체격의 열세로 다소 방어적이고 소극적이나 체급을 올리면서 본인의 기술적 혹은 경기 운영적 흠결을 줄곧 보완하였기에 좀 더 완전한 밸런스드 복서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웰터급 이상에서 프리티보이 닉넴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상대를 자기 리듬에 억지로 춤추게 한단 측면에선 휘태커가 나을까요 웨더가 나을까요
가정은 가정일 뿐 결과만이 남는거란 걸 알지만 프라임 호야마저 2007년의 웨더를 상대로 시종일관 답답하게 풀어나가진 않을겁니다 저도 vs웨더 끝나고 '호야가 대강 4라운드 밖에 못가져갔으니 졌네' 했으니 116-112네요 두라운드만 더가져가도 공정하게 동점이죠 그말은 둘 사이에 미미하지만 결코 역전시키진 못할 복서로서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건 결코 아니란 말이겠죠
호야는 젊었을적에도 허리가 뻣뻣했다 물론 좀 더 위험하겠지만 유연한 웨더라면 충분히 적응하고 공략할 수 있다 라는 호야 한계론 등은 '스타일이 대전을 좌지우지 한다' 에 대한 맹신 그것도 가정. 그럼 헌즈도 언더독!
최전성기 호야의 올타임 웰터급 경쟁력 순위는 얼마가 적당하다 보십니까 황금체급이라 치열하지만 6위권 정도는 되겠죠?
전 델 라 호야를 객관적으로 보기엔 너무 좋아하는 편이라서 뭐라 말하긴 그렇지만은, 델 라 호야는, 경기 전체를 보고 조율해간다는 점에선 레너드에 미치지 못하고, 압도적인 정타라는 면에선 헌즈를 따라갈 수 없으며, 순간적인 기회를 파고드는 능력은 티토에게 살짝 부족하지만, 누구보다도 팬이 원하는 경기를 보여 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델 라 호야라고 생각합니다.
차베스, 휘태커, 티토, 쿼테이, 모슬리, 바르가스, 스텀, 홉킨스와 모두 붙었고 6체급을 제패했습니다. 토루토 상황에서 펀치를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빠르고 감각적이었고 수려한 외모를 지녔습니다. 이 정도면 팬들이 원하는 선수의 이상향 아닐까요?
웰터급 올타임에선 제가 역사에 밝지 않아 에밀 그리피스나 호세 나폴리스 같은 선수들의 경기를 다 챙겨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긴 그렇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5위 안에 두고 있습니다.
가진 재능의 크기라면 올타임 넘버원
가졌던 기량의 크기는 올타임 넘버쓰리 정도
많은 매니아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호야킹이 전성기에 웨다와 맞붙었다면 승부는 100번 붙어도 99번은 이길 수가 있었다고 봄.
웨다와의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잽싸움에서의 패인을 짚는데, 전성기 호야킹의 잽은 빠르기 정확성 그리고 상대의 잽을 무력화 시키는 앞손과 동체시력 즉,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잽의 정점을 찍고 있었음.
특히나 강한 프레싱을 바탕으로 한 인파이터가 아닌, 거리 싸움을 통한 공간 장악과 링 자르기로 리듬을 만드는 웨다의 스타일로는 합킨신 같은 피지컬을 갖추지 못한 이상 이길 방법이 없음.
웨다를 얕보는 게 아니라 호야가 그 정도로 대단한 기량과 재능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었다는 얘기. 늘그막에 오로지 연타만을 기억한 채로 젊은 호야도 어차피 그랬겠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움.
호야의 최대 강점은 역대급으로 놓아도 좋은 잽을 소유함과 동시에 상대의 잽을 절반 이상 완벽히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앞손의 블로킹 능력에 있었다고 봄.
잠깐 눈물 좀 닦고,
합킨신님의 필력이 좋은데 왜 글을 안 쓰시나요? 복갤의 활성화를 위해 글을 많이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요즘 복싱 갤러리가 양질의 글이 적어서 슬픕니다.
난 안 될 거야 아마...
솔직히 말해서 쿼테이의 잽스피드와 날카로움은 어떤 선수도 비교할 수 없죠.
하지만 메이웨더의 잽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공격용 잽이 아니라는 겁니다.
잽으로 상하체를 자유롭게 때리고 페인트도 자유롭게 걸며 새로운 영역의 잽을 보여주는게 메이웨더죠.
그리고 그런 측면에선 델 라 호야의 잽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쿼테이 전이나 바르가스 전, 혹은 티토 전을 보면 결국 그의 플러리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준 건 그의 테크니컬한 잽이었죠. 모슬리 전은 서로 난사였지만...
아마 메이웨더의 잽은 쿼테이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지배하기 때문에 쿼테이 전에서 라운드를 가져간 델 라 호야가 메이웨더 때도 라운드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씀이시겠죠. 이 측면에 있어선 개인의 판단 차원이기 때문에 제가 실질적으로 드릴 말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메이웨더의 잽 vs. 프라임 델 라 호야의 잽 이면 서로 밀리지 않을 거고 그러면 적어도 116-112 dlh 정도로 기울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이전의 f4같은 경우는 시간이 흐를수록 평이 더 오르는거 같은데...
은퇴한지 오래되어 좋은 추억만 떠올리게 된 것과 얼마 되지 않은 과거라 전성기의 모습을 잃고 초라해진 마지막을 지켜본 것의 차이일까요.
메이웨더가 어떠한 존재이고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가는 익히 잘 알지만...
오스카 델 라 호야라는 이름 또한 십여년전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생각해야 할텐데 말이죠.
그나마 델 라 호야 정도면 많이 나온 편이랄까요. 엄청난 슈퍼스타였으니까요. 제일 저평가되는 쪽은 아마 2000년대 초겠죠. 실제 모슬리를 라이트급 올타임 넘버 원에 놓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프로 복싱인지라 실력 이외에 스타성이라는 변수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번에 다시금 확연히 느낀 것은 베가스와 앙헬레스, 캘리와 애리조나 등의 접경지역은 완연히 United States of Mexico가 되어가고 있더군요. 지나가면서 땡큐보다 무초 그라시아스가 더 많이 들리고, 스테잌하우스보단 따꼬스가 더 눈에 띄니. 히스패닉 헤리티지가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잉글리쉬는 말할 것도 없고 능란한 에스파뇰라, 라티노의 용모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메히깐보단 남유럽계에 가까운 피부색과 수려한 외모,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탁월한 실력까지. 확실한 건 골든보이는 알아도 아시안 노란괴물 및 돈잘버는 흑형은 모르는 양키들이 예상외로 정말 많더라는 것. 라 호야의 오스카는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진정한 슈퍼스타였습니다. 베가스에 이곳저곳 붙어있는 UFC와 티토 오티즈의 사진들을 보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진가를 점점 알아가게 됩니다.
플로이드와 오스카는 fan base에 있어서 크게 차이나지만 둘 중에선 오스카가 좀 더 기반이 넓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르킹짱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메히코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과거 텍사스 지역에 정착하고 산다는 것을 들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되었군요. 저는 그람에도 그들을 Unite시키고 결국 하나의 미국 문화로 만드는 것, 그것이 멜빌이 보았던 에이아합의 힘, 미국의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하십시오.
저는 팩맨과 머니의 대결이 슈가와 피에드라 형님의 대결과 유사한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듀란과 팩맨, 슈가와 머니를 비교하는 건 솔직히 쓸데없는 짓인것 같고. 레너드 듀란의 1차전이 될 것이냐, 2차전이 될 것이냐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그 전에 붙어야 되겠지요. 극렬 마르킹빠인 제 원대로 디나미타가 고추가루를 뿌리게 되면 전 머니가 더 적극적으로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ㅋㅋㅋ
디나미타-팩 3차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데 복싱 상반기가 끝난 지금 이제 하반기의 중간에 플로이드-비셔스가, 끝에 디나미타와 팩이 있네요. 요즘은 정말 바빠서 크게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지만 비셔스가 머니에게 116-112까지는 몰고 갈 것 같습니다.이기진 못하더라도요. 팩-디나미타는 ring rust가 용광로에서 끓고 있는 금속같은 디나미타 위에 얼마나 내려앉았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
퍼가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