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서遺書를 쓰며, 주註 생각 想

지금 유서遺書를 쓰며. 에서 셀프트랙백.

시작 노트의 첫장에
시의 첫문장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1)



고백하자면 나는 그 때 죽어가고 있었다
그날따라 해는 쪼아대었고 죽은 나무에는 쉼터조차 없었으며
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지 않는
2)
아스팔트에서 피어난 하얀 아지랑이만이 기울이는
붉은 바위 그늘 아래에서3)
우리는 다만 쓸데없는 짓만을 되풀이하며4)

마치 어쩌면 고사하는 가시나무처럼
차가운 수분을 갈구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런 힘이 없는
터덜거리지만 그 속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결국 지배하는 것은 두통과 일사병, 화농, 열점 뿐이었던

작년 오늘과 같은 날짜에
카르타고로 그때 나는 왔다
불타는 도시와 현실감 없는 광기가 용광로처럼 끓어 넘치는 곳으로5)

내 발밑에는 실어증 걸린 그림자가 하나쯤은
함께 있었는지도 모르고 그 그림자의 색깔은
푸른 색이었을지도 모르는
너무나 어두워 부르고 싶은 노래를 들녘에 버리고
한밤에 읊을 시를 실삼나무 끝에 걸어버려
더이상 아무런 및을 남겨 놓지 않는 아주 어두운 군청색과
너무나도 어두워 내 발목을
쐐기풀처럼 감아 끌어당기는 그림자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곳에

고백하자면 나는 그때 죽어가고 있었다

작년, 어느 장소로
나는 오늘과 같은 날짜에 왔다
여름은 아주 위대했다6)
무너져가는 포도에 마지막 달콤함을 달아매었으므로7)
그러나 나는 포도가 아니어서
우리는 다만 쓸데없는 짓만을 되풀이하며8)
오가며 미켈란젤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9)
쓰러져 가는 나무처럼 중얼거린다
그리고 정말 시간은 있겠지10)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11)
여보세요, 대답해요. 당신은 그곳에 있습니까?
아니오 나는 이곳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요?
세어보면 당신은 없고 나 하나뿐인데
내가 이 하얀 길을 바라보면
내 옆엔 언제나 또 한 사람이
밤의 망토12)를 휘감고 소리 없이 걷고 있어
두건을 쓰고 있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간 내 곁에 있는 제삼자13)는 누구요?14)
아 내가 지금 대답을 하고 있습니까?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작년
오늘과 같은 날짜에 우리는 만났다
내 그림자는 당신을 만난 뒤로부터 더 짙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라, 당신의 눈은 진주로 변했다15)
당신의 눈 앞에 그걸 바라본 내가 도리어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그대를 보고 놀랐지16)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너의 눈이 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으므로17)

그래서인지 내가 너를 수사(水死)18)한 채로 떠올릴 때마다
언제나 그 눈동자를 떠올리곤 했다
그리고 당신의 눈동자를 떠올리는 언제나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당신의 눈을 지워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 진주의 샘은 내 심장을 잘라내고 녹이고 베어 갔으므로
그러나 생각은 남았다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이 생각에서 어떤 흐름이 뻗어 나오는지19)

나는 말하기는커녕 짐작조차 할 수 없다20)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다가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기 때문에21)


하늘로 날아가는 땅과 바닥으로 떨어지는 땅22)
그곳에 나를 부르고, 가게 하고, 남게 하는23)
트럼펫 소리는 검은 빛깔의 고독을 들려준다24)
그 속을 통해 잠깐 동안의 꿈속에서처럼 우리는 미친다
집들은 우리들 뒤에서 쓰러지고
골목마다 비스듬히 기운다
땅들은 물러서며 우리는 그것을 잡는데
우리들은 말馬들이 빗소리처럼 속삭여댄다25)
기억하는가 8월의 긴 눈짓을26)
그대 속에서 돌이 구르고 또 별이 구른다27)
내 몸에 지닌 모든 것만이28)
풍요해지고, 내가 되고29)
나무가 되고30)
하늘로 날아가는 땅과 하늘로 떨어지는 하늘31)

——그러나 어쨌든 당신은 떠났다!

안녕, 안녕
안녕, 부인님들, 안녕, 아름다운 부인님들, 안녕, 안녕.32)


숨쉴 때마다 뜨고 지는 별무리
입술로는 이슬 냄새 젖어오고33)
마지막 잎새의 손가락들이
젖은 둑을 움켜쥐며 가라앉는다34)
밖의 풍경은 내가 없는 듯 늠름히 사라져간다35)
별은 지고 있는데
도대체 밤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36)


그 틈바귀를 통해 당신이 가버린 그곳을 통해
한 줄기 현실이 찢어져버렸다
푸르름, 현실의 푸르름,
현실의 햇빛, 현실의 술37)
나는 현실과 뒤섞인다38)
——그런데 도대체 밤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39)

황혼녘의 시간이 소리죽여 조용한 발걸음으로
저 아래 깊이 지나가고 있다40)
나는 밤을 믿는다41)
내 본질의 어두운 시간들,
내 감각이 깊이 묻어 있는 그 시간들42)
그래, 정말 시간은 있겠지43)
별이 지고 하늘과 땅이 만나며 어둠이 태어날 시간이44)


밤은 마침내 왔다, 탑이 원한을 품은 곳에45)
어둠은 제 몸에 모든 것을 품으며
형상과 불꽃, 짐승과 나, 인간과 권력마저도46)

욕정과 추억을 뒤섞고47)
새를 바람과, 인간을 환상과 뒤섞는다48)
이제 이해되었던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49)

그곳에서 나는 너의 눈을 마주본다
그리고 때문에 나는 너의 삶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는 어떤 트럼펫 소리50)도 들려오지 않았다

트럼펫 소리! 여리고의 트럼펫 소리!51)
슈투카의 급강하 소리!52)
별무리는 언제나 그 주변의 별을 예고한다
어둠의 장막은 찢어졌다53)
하얀 것들이 소리 없이 밤을 가로지른다54)
밤의 종말을 향하여55)
오래된 상처
강의 마른 입술
자작나무의 흰 껍질
죽음 뒤에 나타나는 흰 터널56)
외로운 영혼
어린 시절의 기억
물 위에 뜬 빛
하얀 새의 넋57)58)
진주의 샘은 사라졌다
그리고 마침내 밤의 죽음이 선고된다;
모든 것은 새벽의 빛깔을 띄고 있다59)
밤은 마침내 살해되었다 오늘이 왔으므로
오늘은 왔다60)

지금 이곳엔 물이 없고 다만 바위뿐
바위 있고 물은 없고 모랫길뿐
길은 구불구불 산들 사이로 오르고
산들은 물이 없는 바위산
물이 있다면 발을 멈추고 목을 축일 것을
바위 틈에서는 멈출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다
땀은 마르고 발은 모래 속에 파묻힌다
바위 틈에 물만 있다면
침도 못 뱉는 썩은 이빨의 죽은 산 아가리
여기서는 설 수도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다
산 속엔 정적마저 없다
비를 품지 않은 메마른 불모의 천둥이 있을 뿐
산 속엔 고독마저 없다
금간 흙벽집들 문에서
시뻘겋게 성난 얼굴들이 비웃으며 우르렁댈 뿐

만일 물이 있고


바위가 없다면
만일 바위가 있고
물도 있다면

샘물
바위 사이에 물웅덩이
다만 물소리라도 있다면
매미 소리도 아니고
마른 풀잎 소리도 아닌
바위 위로 흐르는 물소리가 있다면
티티새가 소나무 숲에서 노래하는 곳
뚝뚝 똑똑 뚝뚝 또르륵 또로록
하지만 물이 없다61)


오늘 어느 날에
나는 그곳으로 왔다62)
나를 부르고, 가게 하고, 남게 하는63)
심지어는 묵시록의 나팔 소리64)마저 들려오지 않는,
때문에 내 목소리가 그대에겐 잘 들릴 것이다

나라고 해서 좋아서 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나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제 나는 너를 부르노라. 우리 사이에 놓여 있던 수많은 세월의 자격으로 너를 부르노라.65)

샨티 샨티 샨티66)



주註.

 1)
다음 문장은 적게는 한 곳, 많게는 두 곳에서 인용한 것이다. 일단 전체 문장은 류시화의 <사랑과 슬픔의 만다라>에서 인용한 것이다. 시작 노트의 첫장에/시의 첫문장에/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이다. 그리도 두번째는 엘뤼아르(P. Eluard)의 <자유(Liberte)>의 18연 4행으로부터 옮긴 것으로 원문은 Je'cris ton nom(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이다. 그리고 아울러 비록 본문에는 류시화의 것을 전문 인용했지만, 본인은 이 시 '자유' 에서, 마지막 연에 더 큰 인상을 받았음을 밝혀둔다. 그 부분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되찾은 건강 위에/사라진 위험 위에/
회상없는 희망 위에/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 한마디 말의 힘으로/나는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자유여 

 2)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의 1장인 죽은 자의 매장(The Burial Of The Dead)의 2연 4행-5행 그곳엔 해가 쪼아대고/죽은 나무에는 쉼터도 없고/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지 않고/ 그리고 이 부분은 엘리엇 자신이 성경에서 인용했다고 밝힌 부분이기도 하다. <전도서> 12:05, 노년의 적막을 말하는 곳,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원욕이 그치리니> 엘리엇의 원주.

 3)
<이사야> 32장 3절, <의로운 왕은 광풍이 피하는 곳, 폭우를 가리우는 곳 같을 것이며 마른 땅에 냇물 같을 것이며 곤비한 땅에 큰 바위 그늘 같으리라> 이곳에서의 바위는 물과 대비되는 불모의 존재이며, 생산 없는 성(性)을, 황폐함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붉은 사막의 이미지로도 차용했음을 밝힌다.

 4)
릴케(R.M.Rilke)의 <천사에게>의 4연 4행, <우리는 다만 쓸데없는 짓만을 되풀이하네(und wir sind am Kleinlichsten)>무의미한 느낌이 맘에 들었음을 밝혀둔다.

 5)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3부 1장, <카르타고로 그때 나는 왔다. 한 가마의 사악한 사랑이 내 귓전에서 온통 끓어 대는 곳으로> 금욕주의자의 성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이 원한 바는 아니겠지만 불모의 성으로 생각했다. 그는 금욕주의자다.

 6)
R.M.Rilke, <가을날(Hersttag)>, 1연 1행. <주여,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했습니다.>

 7)
같은 시, 2연 3행, <무거워지는 포도에 마지막 달콤함을 넣어주소서>

 8)
주석4 참고

 9)
T.S.Eliot, <프루프록의 사랑 노래(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의 2연, <방에서는 여자들이 오가며/미켈란젤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무의미한 생활상들을 이야기하고 있음

 10)
같은 시, 4연. <그리고 정말 시간은 있겠지> 그리고 이것은 Andrew Marrell의 시행에서 엘리엇이 변형해 따온 것이다.

 11)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2장 체스 게임.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바텐더가 문닫을 시간을 알리는 말, 여기에서는 바로 위에 시행의 언명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다.

 12)
여기에서의 '밤의 망토' 는 내가 마음대로 원시에서 변형시킨 것인데 그 이미지 자체는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에서 밤의 여신 라트리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착안했음을 밝혀둔다.

 13)
나, 그리고 이 시를 보고 있는 당신 외의 또 한 사람

 14)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의 누가복음 2장 13-31절의 예수와 함께 엠마우스로 가는 여행의 묘사 부분.

 15)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1부 <죽은 자의 매장>, 태롯 카드의 예언 부분, <여기 당신의 패가 있어요. 익사한 페니키아 수부군요./ 보세요, 그의 눈은 진주로 변했어요.> 바다의 놀라운 생명력을 설명하는 부분이면서 동시에 대상의 눈을 진주로 표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다가 성을 상징한다는 점(황금가지)를 참고하라.

 16)
릴케(R.M.Rilke), <위대한 밤(DIE GROSSE NACHT)>의 첫행, <이따금 나는 그대를 보고 놀랐지, 어제부터>

 17)
엘뤼아르(P. Eluard), <네 눈의 곡선이……>에서 인용, 1연의 4-5행,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나와 너의 눈이 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지>

 18)
수사(水死)는 익사를 표현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엘리엇의 <황무지>의 4부의 제목이기도 하다. 페니키아 수부의 익사를 표현하는 그 유명한 부분은, 생산의 성을 상징하는 바다에 어부왕이 바쳐지는 과정이면서 결국 새로운 성을 생산해내려는 제사 의식의 한 변형이다.  

 19)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1부 <죽은 자의 매장> 2연 1행,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이 자갈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라 나오는가?> 

 20)
같은 부분의 3행, <인자여, 너는 말하기는커녕 집작도 못하리라.>

 21)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에서 정각자 샘이 란프류, 즉 흑의의 왕 니르니티의 죽음에 추도사를 하는 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22)
릴케(R.M.Rilke), <저녁(ABEND)>의 1연에서 인용
<밤이 되면서 서서히/고목의 한 가장자리에 깃든 옷 빛깔이 바뀌어가며
그대 보듯이 그대로부터 땅은 떠나가네/하늘로 날아가는 땅과 바닥으로 떨어지는 땅>

 23)
릴케(R.M.Rilke), <이별(ABSCHIED)>의 2번째 연,
<어떻게 아무 방어 없이 나는/그곳에 나를 부르고, 가게 하고, 남게 하는/그것을 쳐다볼 수 있었던가>

 24)
릴케(R.M.Rilke)의 <소년(DER KNABE)>의 뒷부분 행.
<누군가 내 곁에 서서 트럼펫으로/반짝이는 빛 찢어지는 소리를 공기에 불어댄다/
트럼펫 소리는 검은 빛깔의 고독을 울려준다>

본문에서는 뒤엣 행과 이어지는 의미로서 쓴 것이기도 하고, 고독을 울린다는 느낌이 맘에 들어서이기도 하다.

 25)
릴케(R.M.Rilke)의 같은 시,
<그 속을 통해 잠깐 동안의 꿈속에서처럼 우리는 미친다/
집들은 우리들 뒤에서 쓰러지고/골목마다 비스듬히 기운다/
땅들은 물러서며 우리는 그것을 잡는데/우리들은 말(馬)들이 빗소리처럼 속삭여댄다>

 26)
가르시아 료르까, <기억하는가 8월의 긴 눈짓을>

 27)
릴케(R.M.Rilke), <저녁(ABEND)>, <그대 속에서 돌이 구르고, 또 별이 구른다>

 28)
릴케(R.M.Rilke)의 <시인(DER DICHTER)>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행, <내 몸에 지닌 모든 것만이>

 29)
릴케(R.M.Rilke)의 <시인(DER DICHTER)>의 마지막 행<내 몸에 지닌 모든 것만이/ 풍요해지고, 내가 되고>

 30)
황지우, <겨울-나무에서 봄-나무에로>의 마지막 부분, <나무가 되고/나무는 스스로 나무이다>

 31)
주석 22 참조.

 32)
셰익스피어, <햄릿> 4막 5장, 오필리어가 수사(水死)하기 전에 하는 인사말. 
 
 33)
릴케(R.M.Rilke)의 <정적(DIE STILLE)>에서 인용.

 34)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3부 불의 설교의 1행 뒷부분, <마지막 잎새의 손가락들이/젖은 둑을 움켜쥐며 가라앉는다.> 이것은 하강의 이미지이며,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35)
릴케(R.M.Rilke)의 <위대한 밤(DIE GROSSE NACHT)>의 초반부에서 인용.
<아직도 새 도시는/거절하듯 내게 완강했으며, 밖의 풍경은/마치 내가 이 세상에 없는 듯 늠름히 사라져갔지>

 36)
릴케(R.M.Rilke), <사랑에 빠져 있는 여인(DIE LIEBENDE)>, 1연 4행 <대관절 밤은 어디에서 시작하는지?(UND WO BEGINNT DIE NACHT?)>를 조금 변형한 구절.

 37)
릴케(R.M.Rilke) <죽음의 체험(TODES-ERFAHRUNG)>에서 인용

 38)
릴케(R.M.Rilke), <LE MIROIR DUN MOMENT>에서 인용<새는 바람과 뒤섞이고/하늘은 진리와/사람은 현실과 뒤섞인다>

 39)
주석 36 참고

 40)
릴케(R.M.Rilke)의 <낡은 집에서(IM ALTEN HAUSE)>에서 인용, 1연의 3-4행.
<황혼녘의 시간이 소리죽여 조용한 발걸음으로/저 아래 깊이 지나가고 있다>

 41)
릴케(R.M.Rilke), <그대 어둠이여(DU DUNKELHEIT)>의 마지막 행. <나는 밤을 믿습니다.>

 42)
릴케(R.M.Rilke)의 <어두운 시간들(ICH LIEBE MEINES WESENS DUNKELSTUNDEN)>의 첫행,
<내 본질의 어두운 시간을 나는,/내 감각이 깊이 묻어 있는 그 시간을 사랑하네/>

 43)
주석 10 참조.

 44)
주석 31,36,39 참조

 45)
릴케(R.M.Rilke), <위대한 밤(DIE GROSSE NACHT)>의 후반부. <탑이 원한을 품은 곳에/어긋난 운명의 도시가 내 주위를 싸고 도는 곳에>

 46)
릴케(R.M.Rilke), <그대 어둠이여(DU DUNKELHEIT)>의 중반부의 어둠에 대한 설명, <그러나 어둠은 제 몸에 모든 것을 품고 있네/형상과 불꽃, 짐승과 나/인간과 권력도/어둠은 붙잡고 있네->

 47)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1부 <죽은 자의 매장>의 3행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이 부분은 고의적으로 도치했음을 밝혀둔다.

 48)
릴케(R.M.Rilke), <LE MIROIR DUN MOMENT>에서 재인용,
<이해되었던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새는 바람과 뒤섞이고/하늘은 진리와/사람은 현실과 뒤섞인다>
본문에서는 현실을 환상으로 바꾸었는데 그것은 어둠의 이미지를 고려한 것이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많은 환상을 본다. 그것은 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바라고 있는 어둠은 환상의 대상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거짓이기도 한 것이다.

 49)
주석 48 참조

 50)
고독의 트럼펫 소리를 의미한다.

 51)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을 무너트리는 7일째의 나팔 소리.

 52)
여러 2차 세계대전에 관련된 체험 수기나 글들을 보면 독일군의 폭격기 슈투가에 대해 이런 증언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슈투카가 폭격을 위해 급강하를 할 때, 그들의 날개에서는 기이한 나팔 소리가 났다. 그것은 그 폭격기를 맞대응해야 했던 보병 부대에게 공포의 소리였으며 묵시록의 나팔 소리로 통했다." 본문에서는 <전격전의 전설>에서 인용했다.

 53)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3부 불의 설교의 1행 첫부분, <강의 천막은 찢어졌다> 이 부분에 대한 황동규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시각이 주는 이미지만을 생각한다면 천막처럼 위를 덮고 있던 나뭇잎이 가을에 졌다는 뜻임. 그러나 구약성경에 의하면 유목민인 유태인이 천막을 성소로 사용했으므로 성소가 무너졌다는 뜻이 될 수도 있음. 또는 일반적으로 여자의 순결이 깨졌음을 의미할 수도 있음."
본문에서는 '강의 천막'을 '어둠의 장막'이라는 시어로 변형시켰다. 그것은 밤을 표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굳이 이 원주를 밝힌 이유는 가을이 되었음을 이 원주를 통해서 밝히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54)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3부 불의 설교 3행, <바람은 소리 없이 갈색 땅을 가로지른다> 이것은 시각적 이미지를 차용하기 위해 그냥 옮겨 왔음을 밝혀둔다.

 55)
엘뤼아르(P. Eluard), <그대가 없다면>에서 인용,
<아랫마을 포도밭에도/땅 위에도 추위는 가혹해지며
불면도 없고/낮에 대한 회상도 없는 밤에/
불길한 경이의 사건이/모든 것에, 모든 사람들에게
한 겹도 두 겹도 아닌 죽음을 베푼다/밤의 종말을 향하여>

 56)
죽은 뒤에 나타나는 바르도를 일컫는다.

 57)
이 부분은 이중인용이다. 이 부분은 박두진의 <변증법>에서 인용한 것으로, 원래 인용문에서는 '날개' 라는 시어였다. 박두진의 그 시를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날개였었지/날개였었지/높디높은 하늘 벽을 위로 부딪쳐/그 울음 혈맥 고운 하얀 새의 넋>
 
 58)
류시화의 <하얀 것들>에서 인용.
오래된 상처/강의 마른 입술/
자작나무의 흰 껍질/죽음 뒤에 나타나는 빛의 터널/
외로운 영혼/어린시절의 기억/
물 위에 뜬 빛/ 날개

 59)
엘뤼아르(P. Eluard)의 <불사조>에서의 마지막 행. <모든 것은 새벽의 빛깔을 띄고 있다> 밤의 죽음을 선고하는 부분.

 60)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야마와 칼리의 결혼식 부분. <그들은 왔다>

 61)
이 부분은 가장 긴 인용으로, 엘리엇(T.S.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5부 <천둥이 한 말>의 첫부분이다. 바위와 물의 대비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부분으로서, 물(생성)은 없고 바위뿐인 불모만이 가득함을 밝히고 있다.

 62)
주석 5 참조.

 63)
주석 23 참조.

 64)
<요한계시록>에 보면 천사가 인을 떼고 나팔을 부는 장면이 나온다. 그것은 종말의 때가 임박했음을 천사가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는 이제 때가 임박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65)
Mark Northgeritte의 글,
<나라고 해서 좋아서 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나의 살밍 무너져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제 나는 너를 부르노라. 우리 사이에 놓여 있던 수없는 세월의 자격으로 너를 부르노라.>

 66)
우파니샤드의 형식적인 결여로 사용되는 말로서 <이해를 초월한 평화> 라는 뜻이다. 시를 끝낸다는 의미로 차용하기도 했고, 이해를 초월한다는 말이 원래 싯구와 얽히기 때문에 쓰기도 했다. 원래 원음 발음은 솬티 솬티 솬티에 더 가까우나, 표기상의 부드러움을 고려하여 샨티 샨티 샨티를 표기했음을 말해둔다.

 柱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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