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2일
2月 22日
하늘이 멈춘 날.
그때는 갑작스레 찾아왔다. 그 때, 하늘이 멈춘 그 한 순간은.
그때는 밤이었고,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고, 나는 도심 한복판에서, 아스팔트 위에 서서,
밤구름과 달무리에 가려지는 달과, 그 광기와, 백광을 대신한 가로등의 주홍빛 전등 아래에서,
허공에 명멸하는 미립자(微粒子)들의 소용돌이를 보고 있었다. 고독이라는 이름의, 빗방울이라는 이름의.
틀림없이 하늘은 멈추었으리라 그때에는.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 순간을.
그 외로움을, 자신 홀로 멈춰서서, 어디론가 가야 한다고 자신을 재촉하는 사람들 한가운데에 서서,
그 사람들 뒤에, 그들의 마천루 사이에서 거대한 괴물이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홀로, 그 응시의 한가운데 눈동자를 홀로, 이 자욱한 안개비가 마천루 위에서부터 우리를 감쌈과 동시에 나만을 감싸는 그 느낌을 홀로, 그 느낌을 홀로,
느꼈을 때의 그 감정을.
오직 안개비만이 나를 중심으로 휘도는 가운데, 천정(天頂)에서 천저(天低)까지 꿰뚫는 거대한 기둥이 나를 관통했던 그 순간을.
나는 하늘이 멈추었던 날이라고밖에는 말하지 못하겠다.
# by | 2008/02/22 23:34 | 일기장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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