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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가 너무 불편하여, 네이버 블로그로 이사중입니다. 
현재는 조금씩 글을 올리고 있는데, 약 7년여 간 사용한 블로그라 그런지 옮길 글이 많군요. 
이글루스는 계속 남겨두겠지만, 아마 본진은 앞으로 그쪽이 될 것 같습니다. 
초반 관심사는 물론 복싱이지만, 그동안 적게 올렸던 글들도 좀 올려야 할 듯 합니다. 
1달에 2회 이상의 포스팅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블로그 주소는 https://blog.naver.com/irateleader 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의견 교환 부탁드립니다. 



복싱을 잘해봅시다 복싱 拳鬪 Tip.

이 글은 https://blog.naver.com/irateleader/221295276672에 먼저 작성되었습니다.


0.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아예 복싱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 아닌, 현재 체육관을 다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글입니다.

이 글은 제가 체육관을 다니는 11년 동안 느꼈던, 체육관에서 잘 알려주지 않는 것들, 미리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에 대해 쓴 것입니다. 열 번의 말이 한 번의 봄보다 못하고, 열 번의 봄이 한 번의 행동보다 못합니다. 복싱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넷에서 글을 보고 뇌내무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샌드백을 쳐 보고, 스파링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으로 깨우쳐야만 합니다. 다만 안다면 더 빠르게 깨우칠 수 있을 뿐입니다.

관장님들이 가르치는 내용들은 체육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관장님은 아마추어 스타일로 가르치고, 어떤 관장님은 프로 스타일로 가르칩니다. 어떤 관장님은 진도를 늦게 나가고, 어떤 관장님은 흥미를 위해 일단 진도를 빨리 나간 다음에 3달 이상 다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처음부터 가르칩니다. 그런 면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복싱의 다양한 스펙트럼들 속에서도, 그들이 공유하는 기본 원리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이 글이 그런 의미에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복싱의 정식 용어와 체육관식 용어는 차이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발음기호 같은 느낌으로, 체육관에서 주로 쓰는 말들은 대괄호[  ]안에 명시하였습니다. 예) 우측으로 슬리핑→라이트 스트레이트[슥-빵]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1. 스탠스(stance) : 하체 편

복싱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스탠스, 즉 자세입니다. 원래 교과서의 1장이 제일 재미가 없듯이, 복싱에서 맨 처음 배우는 스탠스 역시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탠스는 익숙해질수록 일관성을 띠고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기 어려워집니다. 맨 처음 좋은 습관을 들여놓는 것은 언제나 다음 단계로 순조롭게 넘어가기 위한 토대입니다.

먼저 체육관에 등록하면 관장님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입니다. 복싱에서 오른손잡이는 오소독스(orthodox)라고 하고, 왼손잡이는 사우스포(southpaw)라고 합니다. 오소독스의 경우 왼손을 앞에, 오른손을 뒤에 두게 되며 왼손잡이는 그 반대로 둡니다. 이 둘은 처음에는 비슷한 내용을 배우지만, 결국에는 크게 달라집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좌우가 바뀌었을 뿐 아무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다수인 오소독스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맨 처음으로, 다리입니다. 두 다리는 어께 넓이로 벌린 다음, 자신의 몸을 원점으로 했을 때, 왼발을 2사분면, 오른발을 4사분면에 놓고, 왼발을 약 40도, 오른발을 60도 정도로 틀어줍니다. 이 때 체중은 두 발에 5:5정도, 혹은 약간 뒷발에 더 가중치를 두는 4:6정도로 분배합니다. 그 다음 왼발은 붙이고, 오른발 뒤꿈치는 살짝 들며, 양 무릎을 살짝 굽힙니다.

이것이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자세입니다. 그럼 논란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를 보겠습니다. 첫째로 앞발을 40도 정도로 꺾어야 하는지에 대해 차이가 있는 체육관이 있습니다. 어떤 체육관은 앞발을 정면으로(즉 0도로) 바라봐도 괜찮다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앞발을 정면으로 하게 되면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i) 상대방에게 정면을 노출시키게 되며, ii) 레프트훅에서 뒷발을 돌리는 체육관의 경우 레프트훅에 충분한 회전력을 싣지 못합니다. 따라서 앞발은 40도 정도로 틀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뒷발의 경우, 어떤 정답은 없으며, 선택만이 있습니다. 뒷발을 0도에 가깝게 하면 정면으로의 킥킹이 유리하여 공격적이고 인파이팅을 위한 스타일에 적합합니다. 반면 뒷발이 90도에 가까울수록 아웃복서 스타일의, 서클링(상대방을 두고 옆으로 피하는 스텝)에 유리합니다. 예컨대 위의 사진의 경우, 들어가려는 오스카 델 라 호야(검은색 트렁크)의 뒷발과, 받아치려는 버나드 홉킨스(자주색 트렁크)의 뒷발은 둘의 성향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일단 처음에는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45도에서 60도 사이의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두 발이 이루는 각도에 대한 것입니다. 두 발이 일직선에 가까울수록 전후 움직임이 쉬워지곤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스텝을 배워서 스텝을 뛰다 보면 위의 2번(오렌지색 그림)처럼 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오른손 펀치에 제대로 힘을 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두 발은 일직선이 되어선 안 되고, 두 다리는 충분히 45도로 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만화의 한 장면도 있습니다.


 네 번째로, 이건 체육관 사이의 컨센서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앞발은 머리보다 앞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앞발을 머리보다 뒤에 두게 되면, 펀치를 칠 때, 체중이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이 휘청이게 됩니다. 특히 샌드백을 칠 때는 자신의 휘청임을 샌드백이 받아주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상대가 맞아주지 않는 스파링, 쉐도우 복싱을 할 때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따라서 앞발을 머리 앞으로 두지 않는 사람들은 점차 체중을 싣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앞발의 경우 상대방이 자신의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최전선(frontline)의 역할을 합니다. 농구에서 리바운드를 따기 위해선 키가 아니라 하체로 자리를 잡는 박스아웃이 중요하듯이, 인파이터가 자신의 공간 안으로 돌진해 올 때 중요한 것은 상체로 상대의 펀치를 피해내는 것이 아니라 앞발로 버티는 것입니다. 잠시, 전 캐나다 올림픽 대표팀 코치이자 여러 프로 선수들의 헤드코치였던 러스 앰버의 강의 영상을 빌려 오겠습니다. 3분부터 약 1분간 보시면 됩니다.

https://youtu.be/aMX2g8SzEM0?t=3m3s

  마지막으로, 무릎을 굽혀주는 것은 체중이 상체가 아닌 하체에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펀치를 위해 체중을 이동시킬 때도 몸의 밸런스를 잃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2. 스탠스 : 상체 편



이제 하체에서 상체로 올라가겠습니다. 상체는 하체보다 간단합니다. 몸은 약간 틀어준 채, 턱을 숙이고 두 팔을 올려줍니다. 그 다음 어께에서 힘을 뺍니다. 오른손은 턱에 가져다 대고, 왼손은 턱에 붙이기보다는 살짝 앞으로 내민 형태가 보통입니다. 어떤 체육관에서는 왼쪽 손목이 눈 높이가 가도록 지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턱을 숙이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초심자들이 처음부터, 꾸준히, 계속해서 들을 말은 바로 "가드를 올려라"입니다. 그런데 초심자들은 팔이 아파서 가드를 못 올린다고 호소합니다. 아직 복싱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께 근육이 아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입니다.


-가드 안 올리냐?

왜냐하면 가드를 올릴 때 팔이 아픈 이유는 어께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턱이 들려 있는 데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턱을 숙이게 되면 팔을 높게 들지 않아도 충분히 턱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평소에 생활하는 자세로 선 다음 팔을 올려 보십시오. 1분이 지나지 않아 팔이 저릿저릿합니다. 하지만 턱을 숙이게 되면 오른 팔꿈치를 갈비뼈가 맞닿는 데에 괼 수 있게 됩니다.

턱을 숙인 채 상대의 상반신을 모두 보려면 결국 눈을 치켜뜬 표정이 됩니다. 이 표정은 복싱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어색합니다. 하지만 이 표정, 이 시야야말로 모든 복서들이 공유하는 시야입니다. 모든 위대한 인파이터들은 그들의 이마에 훈장과도 같은 균열을 갖고 있습니다.    

-위대한 인파이터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 그의 이마에는 선명한 주름살이 가로지르고 있다. 


팔은 복부, 턱, 관자놀이의 세 급소를 방어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팔 길이의 한계로 토마스 헌즈(Thomas Hearns) 같은 특이케이스가 아닌 이상 세 급소를 모두 방어하는 것은 보통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복부의 경우에는 자신의 우측 부위에만 충격을 입었을 경우 타격을 입는 장기(명치, 간장)가 위치해 있습니다. (명치가 왜 오른쪽에 있느냐 하면 우리가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른쪽 손으로 턱과 복부를, 왼손으로는 턱과 관자놀이를 막습니다. 물론 크라우칭 스탠스(crouching stance)를 사용하는 경우 상체를 말아쥠으로써 복부를 보호하기 때문에 오른손을 관자놀이까지 막는 경우도 흔합니다. 왼손 역시 꼭 관자놀이까지 올릴 필요 없이,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다.

두 팔이 벌려진 각도는 정면에서 봤을 때 I I 자로 놓거나, / I 자로 두는 게 보통입니다. 가드가 양 옆으로 벌어져 있을 경우 상대방의 스트레이트에 취약하며, 너무 좁힐 경우 상대방의 훅에 취약해집니다. 하지만 보다 사실은 초심자인 우리의 턱은 계속해서 가드블록 위쪽으로 솟아오른다는 것이겠죠.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초심자일수록 상하체를 분리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텝은 하체, 펀치는 상체, 가드는 팔 이런 식이죠. 하지만 우리는 전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상체는 가만히 붙이고만 있다고 생각하면 이런 분리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이상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가드는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고, 상체를 움직임으로써 하체와 함께 몸 전체의 스탠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가드블록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팔을 턱에 가져다 붙이고, 어께에서 힘을 빼면 안정감 있는 스탠스가 완성됩니다.


3. 업라이트 스탠스 v. 크라우칭 스탠스

위에서 저는 체육관마다 조금씩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르며 어떤 체육관은 아마추어 스타일로, 어떤 체육관은 프로 스타일로 가르친다고 말했습니다. 이 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스탠스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업라이트 스탠스는 체중이동보다는 빠른 스텝과 잔 펀치에 초점을 둔 스탠스입니다. 아마추어 복싱은 상대에 대한 타격보다는 정타로 인한 포인트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빠른 인앤아웃으로 포인트를 따고 빠르게 뒤로 빠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라이팅 스탠스에서는 다리를 어께 넓이 정도로 벌리고 앞손을 길게 내뻗습니다.


반면 프로 스타일의 스탠스는 크라우칭 스탠스(crouching stance)라 불리며 업라이트 스탠스에 비해 양 발을 넓게 놓고, 가드를 좀 더 좁힙니다. 크라우칭 스탠스의 핵심은 머리-허리-엉덩이-오른쪽 발을 메인 축으로 하고, 골반-왼다리를 보조 축으로 하여 메인 축을 보조 축이 받치는 ㅅ자형 형태입니다. 크라우칭 스탠스는 업라이트 스탠스에 비해 스텝의 전진 후진이 힘들지만 훅이나 스트레이트 같은 강펀치를 던짐에 있어 업라이트보다 유리한 이점이 있습니다. 이는 넓은 양발이 안정된 체중 중심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업라이트 스탠스 v. 크라우칭 스탠스


업라이트 스탠스와 크라우칭 스탠스는 각각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우월한 스탠스라고 말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지향하는 스타일에 맞는 스탠스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아웃복서와 같은 가벼운 풋워크를 원한다면 업라이팅을, 펀쳐 스타일의 안정적인 체중이동을 원한다면 크라우칭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답은 체육관에서 가르치는 대로 배우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업라이트 스탠스를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체육관들이 업라이트 스탠스를 기본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 링에 올라가면 초심자들은 다리가 넓어지곤 하기 때문에 업라이트로 배워도 크라우칭처럼 변해 버린다는 점 때문입니다. 어차피 모든 초심자들은 양 스탠스가 혼합된 형태에서 서서히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자기는 프로 스타일인데도 계속 아마추어 스타일을 강요당하면 문제가 되겠지만요.

이상으로 복싱 스탠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양발을 적당히 벌려 45도로 비껴서 선다.
-중심은 하체에, 양 발에는 5:5 내지 4:6정도로 체중을 둔다.
-무릎은 살짝 구부리고, 뒷발의 뒷꿈치는 살짝 들어준다.
-앞발은 머리의 그림자(수선의 발) 앞에 두어야 체중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턱을 숙여야 가드를 하고 있는 팔이 아프지 않다.
-팔은 계속해서 바꿀 수 있지만, 주로 관자놀이, 턱, 복부 중 턱을 포함한 두 군데를 방어한다.
-프로 스타일의 크라우칭 스탠스, 아마추어 스타일의 업라이트 스탠스가 있다. 체육관에 따라 가르치는 스탠스가 다르고, 매 스탠스마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달성과제 : 없음

다음 글은 스텝입니다.


***

참고 : 이미 스타일이 확고한 선수들은 때로 위에서 설명한 사항의 예외처럼 보입니다. 예컨대 플로이드 메이웨더나 로이 존스 주니어, 나심 하메드 같은 이들이 그렇죠. 하지만 이들도 큰 차원에서 차이는 없으며, 이들 역시 복싱의 근본적인 규칙들을 위반할 수는 없습니다. 메이웨더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밑의 두 글을 참고하십시오.

http://aquavitae.egloos.com/3301279
http://aquavitae.egloos.com/3518032


공지. 일상 日常


2017 National Geographic Photography Competition Grand Prize "The Power of Nature"


1

네 번째 공지입니다. 예전 공지는 [1] [2] [3] 참조.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분은 여기에다 글을 달아주시면 됩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그게 아니어도 자유로운 메모장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링크와 트랙백은 허락 없이 하셔도 됩니다.

2

이 블로그는 주인장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으며 각 카테고리의 연관성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복싱과 독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글을 적게 쓰게 됨에 따라, 글이 아니라 댓글로 소통을 많이 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최근에는 리뷰할 만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경기를 다시 찾아보기가 귀찮아 지고 있습니다. 짚고 넘어갈 매치가 있다면 리뷰를 부탁하셔도 됩니다. 
물론 리뷰가 된다고 확답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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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로그인이 자신의 블로그를 걸고 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비로그인보다 더 용기있다고 보지만 블로그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고 그런 분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로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로그인 댓글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광고글만을 지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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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 들어온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여덟 가지 생각 생각 想


IV. 번외 : 북미 정상회담의 미래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를 천명한 것은 2009년이고, 중동에서 발을 빼 본격적으로 동북아시아의 문제에 집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미국을 괴롭히는 두 가지 문제, 즉 북핵이 갖고 오는 본토 타격 위협의 증가와 그로 인해 초래되는 동맹국들간의 안보 문제, 그리고 중국과의 경제 문제는 우로보로스의 뱀처럼 서로의 꼬리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즉, 중국과의 통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데,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이를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방치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으며, 북한의 점점 고도화되는 타격능력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일종의 교착상태(deadlock)라 할 수 있는데, 미국은 마침내 중국이 동참하는 경제제제를 이끌어 냈으며 북한은 이에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김여정, 김영철이 방문하여 남북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는 문재인 대통령, 조명균 통일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미국과 조건없는 대화를 원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 평양에 파견된 한국의 대북 특사는 김정은이 북핵에 대해 비핵화 용의가 있으며, 북미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고 돌아왔다. 이에 전격적으로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이, 5월 초 북미정상회담이 계획되어 있는 상태이다. 

 먼저 첫 번째로, 이는 대단한 모험이다. 원래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실무자급 회담-고위급 회담이 충분히 진행되고, 매 단계마다 상부의 승인을 받으며 협상의 내용을 조율한 다음에 마지막에 정상들이 만나 도장을 찍음으로써 약속의 권위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거의 없기에 정상회담 이전 충분한 실무자급 회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합의되지 않고, 어떤 내용이 오갈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 내용을 주고받는 정상회담이 된 것이다. 그 동안 미국 대표는 94년도 미북핵협상(AF) 특사 로버트 갈루치, 6자회담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제임스 켈리 급의 인물이었는데, 여기서 대통령이 등장한 순간 상부와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커진다. 즉, 이는 불확실성의 증가다. 

 둘째로 트럼프는 오바마와 같이 일반적인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wildcard)고 행정부의 No.1.인 국무장관을 트위터로 자르는 사람이다. 내 사견으로는 그는 어차피 중요한 결정은 대통령인 자신이 내리므로, 그 주변의 참모는 바람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이클 볼튼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극단적이며, 오히려 그를 기용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에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정상회담까지 했음에도 아무 성과가 없다고 할 때, 트럼프가 미국민에게 짜잔 죄송하지만 아무 것도 타결하지 못했답니다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종류의 협상을 할 수도 있다.    

 셋째로, 2018년 초 급격하게 이루어진 이 흐름에서 중국은 이상하게 배제되어 있었다. 마치 은하의 암흑물질 같았다. 분명히 있어야 하는 행위자인데, 중국의 의견 없이 이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3월 말 전격 방중했고, 이는 북미 정상회담 이전 북한의 기본 스탠스가 어떻게 될 것이며, 이와 같은 의견을 말할 것이라고 미리 합의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북한이 제의할 수 있는 최선마저도 중국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임을 의미한다. 즉, 기대하는 것만큼 파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소지가 높다. 
 
 넷째로, 북한이 진정으로 이 전장에 나섰다면 단순한 고위급 회담 접촉으로는 제제의 강도를 낮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던질 수 있는 가장 큰 수인 정상회담으로 갔다고 볼 수 있다. 양쪽 모두 데뷔전인데, 김정은은 그간 핵협상에 임했던 이용호 같은 협상진들을 그대로 거느리고 있으며, 트럼프는 (협상에 능하다는) 미국 CEO 출신들을 거느리고 있다. 마치 서로 상대방을 발라먹을 자신이 있다고 트래쉬 토킹을 하는 복서 둘을 보는 느낌이다. 어쨌든 김정은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밀무역에도 불구하고 제제에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할 만큼 북한의 기초체력이 허약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이번 북한의 워딩은 새로울 것이 없다.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 "군사적 위협 소멸과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라는 표현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닌 매번 등장했던 표현이다. 이번이 특이한 점은 바로 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는 것 자체이지 그 워딩은 아니다.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 번째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북한과의 합의는 94년 제네바합의가 2002년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시인으로 파기, 2005년 9.19 공동선언, 2007년 2.13 합의와 10.3합의 모두 핵시설 폐쇄-봉인-불능화-폐기 및 검증이라는 핵폐기 로드맵에 합의했으나 2006년과 2009년의 첫 번째와 두 번째의 핵실험으로 무력화된 상태이다. 현재 북핵은 완성된 상태이고, 이제는 동결이 아니라 완전한 폐기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연 트럼프가 어떤 결과를 갖고 올까라는 것이 중요하지, 북한은 언제든 "군사적 위협 소멸과 체제안전이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다시 핵개발을 하겠다는 만능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결국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에 달려있다. 

 일곱 번째로, 사찰 없는 동결은 무의미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선폐기-후지원이라는 리비아式 모델의 적용은 힘들고, 큰 틀을 정상이 만나 합의하고 이후 실무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겠느냐라고 하는 기사가 있는데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만 결론이 나와 다를 뿐이다. 청와대는 큰 틀을 만나 합의하고 이후 실무적인 절차가 진행되어 [잘 될 것이다]가 전제인 반면 나는 [거기서 막힐 것이다]라고 생각할 뿐. 북한이 실제로 핵폐기를 위해서는 핵물질 생산시설을 모두 공개해야 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 신고에서 누락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각 지역으로 이동시켜 대기중의 미세한 방사능 수치를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영변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핵물질이 생산되고 있는 지금, 영변만을 허용할 북한의 2008년 방식을 미국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과거 94년도 협상 이후에는 모니터링 요원이 파견되어 있었음에도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진행을 북한이 시인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여덟 번째로, 북한과 같이 1인 독재체제에서 지도자의 권위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김정은이 그동안의 방향을 바꾼다면, 이는 그동안 "우리 공화국이 핵을 포기할 것을 기대하느니 바닷물이 마르길 바라는 것이 빠를 것", "핵은 우리 공화국을 지키는 보검"등으로 포장해 왔던 방향을 다시 인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지도자 권위의 하락을 불러온다.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체제에서야 박근혜의 친중정책을 비난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그런 의미로 볼 때, 북한이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것은 회담 테이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상과 북한 정상이 "동등한" 핵보유국으로서 협상한다는 것. 그걸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덤으로 협상을 지연시킴으로써 제제의 틈을 찾아 활로를 찾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상의 여덟 가지 참고사항을 종합하면, 결론적으로 김정은이 파격적인 제안을 들고 트럼프를 만날 가능성은 적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곤경에 몰리거나 아니면 화를 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이 협상을 주선한 한국에 대해 여파가 올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중갈등의 미래와 한국의 선택 생각 想



※ 이 글은 이춘근 박사의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김앤김북스, 2017)을 읽고 적당히 사견을 넣어서 쓴 글입니다. 양이 좀 깁니다.


I. 미중관계 前史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계의 양대 슈퍼파워로 떠올랐으며, 소련의 해체와 함께 냉전이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 확실해지자 세계의 유일 패권국으로 발돋움했다. 소련의 몰락 후 1990년대 미국은 특별한 대전략 없이 경제성장의 황금빛 전망이 넘실거리는 역사의 휴일을 보낸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의 GDP대비 군사비는 3퍼센트 대로 크게 떨어졌으며, 주요 뉴스 중 국제뉴스가 차지하던 비중 역시 1/3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미국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빠른 속도로 국제구조가 변하고 있었다. 하나는 중동에서의 미국의 패권을 증오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의 확산이었고, 두 번째는 중국의 급격한 경제력 성장이었다.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했고, 미국 본토에서 미국 시민들이 그렇게 많이 죽은 날은 건국 이후 한 번도 없었다. 미국이 즐기던 역사의 휴일은 그렇게 끝났다.

 미국은 1개월 이내에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여 알 카에다의 배후 세력인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고, 2003년 3월 20일에는 후세인 통치 하의 이라크를 공격하여 대테러 전쟁을 국민국가간의 정규전으로 확대시켰다. 하지만 그것은 전통적인 방식의 대결이 아니었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내지 못했고, 아프간과 이라크를 안정화시키지 못했으며, 찾지 못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증거와 반대로 속속들이 들어나는 포로 학대의 증거들은 미국을 당혹시켰다. 

 한편 미국이 대테러 전쟁에 발목이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90년대에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1970년대 중소갈등이 격화되자 닉슨과 키신저는 이를 공산 세계의 분열을 일으킬 기회라는 것을 인식했고, 죽의 장막을 열어 미중수교를 성사시켰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게도 커다란 이득이었다. 중국은 건국 이후 가장 안정된 대외환경을 갖게 된 것이다. 이어 덩샤오핑은 천안문 사태를 거치며 5년마다 교체되고, 7상8하의 원칙과 격대지정의 원칙을 골자로 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정착시켰다. 

 또한 덩샤오핑은 남순강화를 통해 당내 보수파를 제압하고, 개방의 길을 열었으며 그 열린 길을 따라 13억의 인구를 가진 거인은 경제성장을 위해 잠재된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기술혁신 역시 시의적절했다. 2000년대 IT혁명은 공급사슬(supply chain)을 세계 단위로 확장시켰고, 미국의 관리자가 중국의 공장을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의 저임금과 고정환율제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 결과, 중국은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 현상으로부터 다국적 기업들을 흡수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1978년 149.5B의 GDP를 기록했던 중국은 20년간 9.5%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했고, 2010년에는 6.101T의 GDP로 일본의 GDP를 넘어서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의 성장은 가시적이었지만, 2000년대 초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일본과는 달리 미중 경제는 경쟁적인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며, 둘째는 물론 미국이 중동에 계속해서 발이 묶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1년 5월 2일 미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이후, 미국은 중동 및 테러와의 전쟁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2011년 12월 18일, 이라크에서 미군을 완전 철수시켰고, 2017년 초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을 5,500명 수준으로 감축했다. 동시에 2015년 셰일가스 혁명으로 알려진 셰일가스의 채산성 강화는 미국에게 중동의 중요성을 대폭 낮춰주었다. 이후 미국은 아시아로의 회귀를 천명하며 본격적으로 중국의 도전이라는 전통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II.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그렇다면 중국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막강한 강대국이 될 것인가? 궁극적으로 미국을 대체하는 패권국이 될 것인가? 이 주제에 대해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와 상상 가능한 답변을 쏟아놓았다. 이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중국 국력의 지속적 성장 여부

a) 중국의 국력은 지속적으로 증강될 것이다.
b) 중국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을 앞서지는 못할 것이다.
c) 중국은 성장하기는커녕 오늘 일본이 겪고 있는 경제 침체에 당면할 수 있다.
d) 중국은 (구소련처럼) 붕괴되거나 분열할 수도 있다.

2. 중국 국력이 성장한 후 미중 관계의 유형

a) 미국과 중국은 심각한 패권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b) 미중 패권 경쟁은 없을 것이다. 중국의 성장은 미국이 만들어 놓은 자유주의 경제 질서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패권 질서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

3. 미중 패권 경쟁이 야기될 경우 최종적 승자는 누구일 것인가
 
a) 중국이 승리하여 중국은 21세기 세계의 패권국이 될 것이다.
b) 미국은 21세기에도 세계 패권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 질문은 결국 앞의 두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느냐에 따라 구해지는 답이므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앞의 두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의 경제 성장을 계속해서 이뤄낼 것이라는 견해를 대입론자(Extrapolationist)라고 하고, 중국 경제가 앞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을 거품론자(Bubbler)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것인가를 놓고, 충돌할 것이라고 보는 자들은 중국을 용(Dragon)이라고 보지만, 중국과 미국을 하나의 융합된 경제체제로 보고 중국의 경제발전이 미중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중국을 판다곰(Panda Bear)으로 본다. 대입론자-용, 대입론자-판다곰, 거품론자-용, 거품론자-판다곰 모두가 가능한 조합이다.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

2-1. 중국 국력의 지속적 성장 여부 

 국제정치 연구는 결국 힘(Power)에 대한 분석이다. 미중 양국의 국력 변화를 분석하고, 이 같은 국력 변화가 미래에는 어떻게 지속될지, 그리고 변화하는 힘의 상관관계 속에서 양국의 관계는 어떻게 될 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과 같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경우에 그러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a) 중국의 국력은 지속적으로 증강될 것이다.

 중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 즉 1978년 개혁 개방을 이룩한 이후부터 2008년까지의 경제성장률(약9.5%)이 지속될 거라고 주장하는 쪽은 여섯 가지를 이야기한다. 

1) 중국인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대학교육 이상을 받은 중국인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노동생산성 역시 대폭 향상될 것이다.
2) 농촌의 비숙련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유입됨으로써 저임금 인력이 넘치고 있으며, 이 현상은 앞으로 수십년간 지속할 것이다.
2) 중국의 경제발전이 향후 농촌 지역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다.
3)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과 반대로, 중국의 경제성장 통계는 과장된 것이 아니라 과소평가되어 있다.
4) 중국의 정치제도는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5)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소비를 자제해 왔지만, 앞으로 중국인의 소비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b) 중국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을 앞서지는 못할 것이다.    

 반면 중국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중국이 지난 30년 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했다는 사실은 중국의 지속적인 고속성장을 보장하지 못한다. 오히려 경제성장률 10%로 지속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 더 신기한 일이다. 또한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지표들이 드러나고 있다.
2) 그 동안 중국은 GDP 성장률 8%를 경제성장의 마지노선으로 간주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8%미만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2015년 이후에는 7%미만으로 내려갔다(2015년 6.9%) 
3) 중국은 고도성장이 멈추면 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중국은 정치발전이 따라오지 않는 공산당 일당독재체제를 고도성장을 통해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며 공산당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발전은 궁극적으로 정치가 아닌 시장에 달려 있다.
4) 중국은 지금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다. 후진국은 요소투입(자본, 노동)만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지만 중진국은 그렇지 않다.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필요하고 중국은 아직 부족하다. 
5) 특히 중국이 발표하는 GDP수치는 과장되어 있으며,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미 중앙정보국(CIA)가 발표하는 자료들 사이에서는 120%까지 오차가 발생한다.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조지 프리드먼은 중국 내에서 6억명 이상이 하루 3달러 미만의 벌이로 살고 있으며, 연간 2만 달러를 버는 사람들은 중국 전체의 5%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전체 인구의 5%만이 발전하는 국가가 8%의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기록하는가? 


   c) 중국은 성장하기는커녕 오늘 일본이 겪고 있는 경기 침체에 당면할 수도 있다. 

 이 주장은 b)와 비슷하나 좀 더 비관적인 견해에 가깝다. 

1) 중국 경제는 버블이다. 버블이란 자산가격이 커지는 속도가 실물경제가 커지는 속도 이상으로 커지므로 인해 자산가격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크게 웃돌을 경우, 자산공급량이 실수요를 크게 상회하고 이에 따라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채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버블기에 급등한 자산가치를 바탕으로 상환 불가능한 대출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블이 붕괴하며 자산가격이 하락한다면, 남은 부채상환의 조정으로 투자의 침체가 초래된다. 
 특히 부동산에서의 거품은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중국의 정부 관리들이 경제성장률 제고에 급급한 나머지 사회 간접자본 건설에만 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택 건설에 투입된 돈은 전체 GDP의 10%정도로, 이는 미국의 주택 버블이 터졌을 당시의 4%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2) 인구통계학적 견해로 보면 중국은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다.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현재 중국의 출산율이 1.7명이며, 이와 같은 저출산 기조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각 세대의 인구는 앞의 세대보다 약 20%씩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1980년의 중국인들의 연령 중앙값은 22세, 2005년은 32세, 현재와 같은 추세에 따르면 2030년에는 41세가 된다. 무엇보다 일본이나 한국과 달리, 아직 모든 인구가 부유해지지 않은(즉, 노년기까지 자산이 없는) 중국은 노령화의 충격이 더 클 것이다.
3)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 온 2억 명이 넘는 농민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농민공이란 도농간의 소득 양극차가 커짐에 따라 농촌에서 도시로 와 저임금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집에 들어가 살기는커녕 도시 빈민으로 살고 있으며, 도시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  
4)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로 인해 최악의 환경오염과 공해 문제가 상존한다.


 d) 중국은 (구소련처럼) 붕괴되거나 분열할 수도 있다.

 이 주장은 중국의 미래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경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 종교, 인종적인 문제이다. 

1) 티베트는 60년 간의 통치에도 불구하고 망명정부를 갖고 있으며, 티베트의 독립을 탄원하는 승려들의 분신자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역시 한족과 종교적, 인종적으로 크게 다르며 보도가 잘 되지 않을 뿐 전 세계에서 가장 격렬히 시위가 일어나는 곳이다. 위구르 자치구는 인구가 830만명밖에 되지 않지만 중국 석유와 석탄의 30%이상이 매장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3) 한편 경제학자 제럴드 시걸은 경제성장의 혜택을 입은 지역(대표적으로 광동성)처럼 부유한 지역에서도 중국으로부터 탈퇴하고자 하는 여론이 있다고 주장했다. 광동성은 가장 처음 개방된 곳으로써, 그 선택의 이유는 중앙 정부로부터 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 지방에 영향을 덜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지리적 이유가 이제는 중앙 정부의 힘이 닿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 의견은 b), c) 사이에 가깝다. d)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1) 내부에서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마키아밸리가 말한 것처럼 무장한 예언자가 필요하다. 즉 확실한 이념과 무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해야 할 정규군은 압도적이고 이슬람 극단주의, 티베트의 망명정부를 제외하고는 독립파를 결집시킬 이념이 없다. 후한말은 고통에 허덕이는 인민들이 많았지만 창천기사 황천당립(蒼天己死 黃天當立)이라는 구호가 있기 전까지는 조직화되지 못했다. 
2) 일제 강점기 하 한반도처럼 외부의 강대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중국과 대놓고 척을 지면서 독립정부에게 불확실한 도박을 걸 나라는 없을 것이다.  

물론 d)가 일어난다면, b)-c)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 속에 중앙정부의 통제가 느슨해질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2. 중국 국력이 성장한 후 미중관계의 유형 

 그렇다면 미중의 힘의 상관관계(correlation of power)가 변함에 따라 양국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국제정치학의 주류 이론인 현실주의는 미중관계가 더 진전된 갈등 및 경쟁관계로 발전할 것임을 예측한다. 현실주의는 국제정치를 국가를 초월한 법이 존재하지 않는 자구 시스템(self-help system)으로 파악하며, 국가의 제1목표는 생존, 그리고 국가는 생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임을 가정한다. 그런 현실주의의 시각에서 가장 안정적인 생존 방법은 패권을 차지하는 것이고, 모든 국가들은 잠재적인 패권 경쟁국이다. (현실주의의 대부인 케네스 월츠는 국가의 목표가 패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봤고, 이를 위해 국가가 세력균형을 택한다고 보았다. 이 이론에 따르면 중국 주변 국가는 중국에게 협력하여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제외하였다)
 
 지금까지 패권을 차지했던 국가가 부상하는 국가에게 무력충돌 없이 패권을 내주었다고 인정받는 경우는 하나(대영제국→미합중국)이며, 그마저도 인종적이고 문화적인 면에서 동질적인 특수한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 가능하다. 부상하는 국가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충돌이 일어나는가는 폴 케네디가 <강대국의 흥망>에서 말한 상황과 비슷하다. 케네디는 제국의 유지비용이 제국이 추가적으로 획득한 영토에서 얻는 이득을 넘어설 때 붕괴가 일어난다고 보았다. 마찬가지로 오건스키의 힘의 전이 이론은 1위의 강대국은 세계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른 강대국보다 더 많은 경제비를 지출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발전 속도가 뒤쳐지는 반면, 도전국들은 패권국이 제시한 국제질서에 순응하면서 더 빠른 속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이르면 패권국의 지위를 넘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미어셰이머의 공격적 현실주의 역시 한 번 세계적 패권을 달성한 국가는 다른 지역에서 지역적 패권국이 등장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은 현상유지를 지향하지만, 도전국은 현상의 타파를 도모한다. 즉 미국은 이미 세계 패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무언가를 성취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타국이 무엇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 미국 대전략의 현상유지적 성격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유럽 및 아시아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정학적 특징에서도 도출된다. 

 지역적 패권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은 전통적인 세력균형 전략이었다. 유럽, 또는 아시아에서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국가 혹은 국가군이 상호 균형과 견제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시에는 독일에 대항해 영국과 소련을 지원했지만, 소련이 유럽의 압도적인 강자로 등장하자 패전국 독일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이 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과 싸우는 소련과 중국을 지원했지만, 반대로 전후에는 소련과 중국에 대항할 파트너로서 일본을 부흥시킨 것이다. 

 1970년대 중소분쟁이 격화되자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이를 위해 대만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축출하는 일을 단행했다. 이후에는 중국과 사실상의 전략동맹 관계로 들어가 중국과 함께 소련을 붕괴시키는 작업을 도모하였으며 반대로 이번에 중국이 부상하자, 일본과 러시아, 인도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세계 패권을 장악한 이후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힘의 균형 관계를 관망하고 있다가 패권을 장악할 수 있는 세력이 나타나면 약한 편과 연합해 대항했다. 미국의 대 유럽, 대 아시아 전략에서 고려되었던 것은 적나라한 힘의 계산이었지 도덕적인 고려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는 유럽의 강대국이 더 막강한 도전자로 인식되었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부상한 20세기 초반 이후 아시아에서도 패권 도전국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예측되었다. 예컨대 80년대 일본은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당시 미국은 일본을 패권 도전자로 상정하고 일본 경제력의 예봉을 꺾어버리기 위해 플라자 합의를 강요함으로써 억지로 일본 엔화를 절상시켜 버렸고, 이후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현재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취하고 있는 강경한 태도는 이러한 역사의 재판에 다름 아니다. 한국은 저번 FTA 재협상과 환율 문제에서 미국이 강경하게 나올 것을 걱정했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아직 한국은 그런 대우를 받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국제정치학의 다른 학파인 자유주의는 국가간의 협력과 제도, 국제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나 현실주의에 비하면 설명력이 떨어진다. 혹자는 미중 사이에서는 경제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지 않다고 하였지만, 높은 상호 경제 의존도가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1차 세계대전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또한, 미국이라는 국가는 단일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중 경제는, 높은 기술력의 미국과 낮은 인건비의 중국이라는 세계적 분업현상으로 설명되는데, 이러한 자유시장경제는 국가 전체의 소득을 늘렸을지는 몰라도, 자국 국민의 후생을 극대화하지는 못했고, 트럼프는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미국의 생산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미중 사이의 무역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공격적 현실주의는 미국은 패권 유지를, 중국은 패권 추구를 목적으로 하며 지속적인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 현실주의는 어떤 나라는 좋은 나라, 어떤 나라는 나쁜 나라라는 감정적 태도를 지양한다. 현실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국가들이란 무정부상태의 험난한 국제정치 상황에서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정치적 단위일 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하고 궁극적인 수단은 스스로 보유한 힘 뿐이며, 결국 국제정치란 국가간의 힘이 충돌하는 힘의 정치, 혹은 권력정치(power politics)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3. 미중 패권 경쟁이 야기된 경우 최종적 승자는 누구일 것인가

 미중 패권 경쟁이 현실주의의 예측처럼 벌어진다고 했을 때 승자는 누구일 것인가를 진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마도 미국일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1) 경제적 이유 : 중국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고, 미국은 도리어 상승하고 있다.   

 대부분의 근거는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고, 미국은 규모에 맞지 않게 다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2018년 1Q GDP성장률 5%) 간단하게 숫자로 말하면, 지금부터 중국이 매년 7%, 미국은 매년 2% 경제성장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의 GDP가 미국의 GDP와 같아지기 위해서는 28년(2046년)이 걸리고, 개인 소득이 같아지기 위해서는 62년(2070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 가정도 중국이 1979년부터 2046년까지 67년 동안 7~10%의 경제성장을 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가능한 수치이다. 하지만 현재 관측되는 데이터는 중국의 지속적인 고도성장은 불가능해 보이며, 미국의 경제성장은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2) 군사적 이유 : 중국은 급격한 군비증강과 함께 그 수치를 과소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군에 도달하기엔 격차가 크다.   

 중국은 자신들의 군비지출을 줄여서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늘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수치가 아닌 따로 추정한 값을 사용하는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도 중국 국방비는 지난 20여년 동안 매년 연평균 16%정도 상승했다. 그 기간 동안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9~10%로 보는데 군사비의 성장률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력의 증가에만 그치지 않고 군사 강국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런 지향은 군사력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서 잘 나타난다. 

 스톡홀름 평화연구소(SIPRI)에서 추정한 바에 의하면 1990년에 미국의 군방비는 510B이었고 중국은 18B이었다. 미국의 국방비는 1995년과 2000년에는 399B, 382B수준으로 낮아졌다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상승하여 현재는 750B대의 군사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1990년 17B에서 출발하여 2000년 33B, 2010년 120B, 현재는 112B수준의 지출을 보인다. 중국의 군비증강은 물론 인상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미군과 인민해방군 사이의 격차는 아직도 크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미국의 국방비 증가율보다 크며, 동시에 미 국방비에 대한 중국 국방비의 상대적 비율 역시 줄어들고 있지만, 절대적인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여전히 미국의 군사 패권은 너무나도 압도적이며, 중국은 아직 미국의 패권에 정면으로 도전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은 도련선 개념을 골자로 하여 1도련선까지 작전 가능한 해군, 2도련선까지 힘을 투사할 수 있는 해군을 목표로 하고, 반접근 지역적 거부 전략(Anti access Strategy, Area-denial strategy or Access denial strategy, A2/AD)을 펼치고 있지만 남지나해를 둘러싼 군사분쟁은 아직까지 중국의 우위로 끝나지 않았으며 미국은 이러한 전략에 대해 자유 항행 작전(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을 통해 거부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또한 10개의 항모전단을 운용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이제 항모 2개를 간신히 취역했을 뿐이다. 공군력에 이르러서는 설명이 불필요한 수준이다. 이 차이는 너무 커서,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한 이후라도 미국이 군사적인 우위를 상당 기간 동안 지속할 만한 수준이다. 
 
   3) 지정학적 이유 :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섬과 같은 나라이지만, 미국은 위협받지 않을 뿐더러, 중국 주변의 동맹국들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섬과 같아, 세계로 뻗어나기가 어렵다. 미중 양국 영토의 넓이는 미국이 980만제곱 킬로미터, 중국이 960만제곱 킬로미터로써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경선의 길이는 중국이 22,000km, 미국은 12,000km로써 중국이 미국보다 약 1.84배 더 길다. 즉, 방위에 투자할 비용이 크다. 국경의 길이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으로 캐나다, 남으로 멕시코라는 사실상의 안보를 걱정할 수준이 아닌 나라와 마주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14개국과 육지로 연결되어 있고 바다를 사이에 둔 경우까지 고려하면 19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도, 일본, 러시아는 그 자체로 중국과 맞먹을 수 있는 강대국이며,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중국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한편 중국의 대부분의 교역은 남지나해의 말라카 해협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미국이 맘만 먹는다면 압도적인 해군력을 통한 봉쇄가 가능한 곳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위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구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지는 않다. 또한 미국은 일본, 한국, 필리핀, 호주와 군사적 동맹을, 베트남과 인도와는 안보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종합하면 미군은 안정된 안보환경으로 인해대부분의 전력을 해외에 투사할 수 있으며, 세계해군의 대양작전능력, 확보된 동맹국의 군사기지를 통해 중국의 군사행동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III.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까지 한국은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편리한 수사를 갖고 미중 양국의 국제관계 속에 안주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 동안 미중 관계가 협력적이어서 양국간의 경쟁관계가 노골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의 충돌이 노골적으로 나타날 때, 한국은 더 이상 한가하게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게 될 것이다. 미중관계가 양호할 때, 한국은 중국과는 경제, 미국과는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지만 미중관계가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빠져들 경우 한국은 심각한 전략적 선택에 당면할 수밖에 없다. 많은 한국 국민들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불가능하며 국제정치 구조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할 때, 한반도는 중립국이므로 피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강대국은 없었다. 

 한국은 그동안 이런 양자택일의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2016년 1월, 한국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실망하여 사드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자, 중국은 한국정부를 위협하고 공군기들을 사전통보 없이 동해바다로 진입시킨 조치에 이어 무역보복을 실시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좋고 나쁜 나라란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부터 한국이 가서는 안 되었던 두 가지 방향을 알 수 있다. 

   1)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 
 
 참여정부는 외교방침으로 한국이 동북아의 균형을 이뤄낸다는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웠다. 북방 3각(중국, 러시아, 북한)-남방 3각(미국, 일본, 남한)이 대립하는 기존의 동북아 구도에서 한국이 자주성을 갖고 나머지 5국과 원만한 파트너십을 통해서 역내 구도를 주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관점은 두 가지 면에서 비현실적이었다. 첫째, 균형자 역할을 하려는 나라는 나머지 어떤 나라와도 동맹관계에 있으면 안 된다. 둘째, 균형자 역할을 하려는 나라는 다투는 두 나라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어 놓을 만큼의 국력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종료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바꾸어 놓을 만한 국력을 보유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구상은 미국 정부에게 깔끔하게 무시당하며, "한미동맹과 동북아 균형자는 양립 불가능하다. 동맹 종료를 원한다면 통보해라." 라는 차가운 답변만 받았을 뿐이었다.

   2) 박근혜의 등거리 외교(=친중외교) 

 한국에게 있어 사실 핵심적인 이익은 북한에 달려 있었다. 보통 이명박과 박근혜의 대북정책은 매파적 정책으로 묶여서 평가받지만 사실 그 둘은 대북정책에 있어 크게 다르다. 매파/비둘기파 뿐만 아니라 적극적/소극적 정책으로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같은 경우에는 선 핵포기/후 경제지원이라는 사실상 자신의 임기 내에는 절대 해결될 일 없는 구상을 제시했으며 북한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비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중국과 가까워지고 이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할 동인을 얻는다는 적극적인 정책에 나섰다. 박근혜는 자유진영의 국가원수로서는 유일하게, 더욱이 미국과 동맹국인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는 한미동맹을 일정 부분 훼손하더라도 한국의 사활적 이익인 북한 핵 폐기를 중국에게 호소하려는 의도 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중국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뤄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은 2016년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2016년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결정적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4차 핵실험을 말로나마 규탄하는 입장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중국은 처음 한미일 동맹의 약한 고리로서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늘리는 데 적극적이었으나, 결국 완충지대로서의 북한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필요를 보였고, 한국이 방어책으로 사드 미사일 배치를 논의하자 외교적으로 할 수 없는 막말을 하며 한국을 협박했다. 

 중국은 비군사적으로 북핵을 제거할 능력이 있는가? 대체로 그런 것 같다. 중국은 그럴 의지가 있는가? 대체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이 붕괴될 수 있는 수준으로 압박을 가해야 하는데, 북핵이 자신을 위협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안전핀인 북한의 붕괴라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 지난 5년간 보인 어정쩡한 태도가 미국의 신뢰를 일정 부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없다. 문제는 친중 정책으로 인해 얻은 이익이, 미국을 서운하게 함으로써 잃은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가의 여부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득보다 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1950년 중국은 백만 대군을 파견하여 북한의 붕괴를 막고 한반도의 통일도 막았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의 붕괴는 핵을 보유한 북한이 말썽부리는 것보다 훨씬 못한 일이다. 중국은 절대 북한의 붕괴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분단된 한반도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실패 케이스를 고려해 볼 때 한국의 안정적인 대외정책을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승자의 편에 서야 한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는 생존이다. 우리나라처럼 국제정치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나라는, 주변 국제정치 구조의 변화에 대한 탁월한 적응능력을 가져야 한다. 만약 미중 경쟁이 미국의 확실한 패배로 끝난다면, 주저할 것 없이 중국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가 유력하겠지만 말이다. 

-통상을 다각화해야 한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 경제가 크게 침체될 경우,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다행일 수 있으나 통상에서는 재앙이 벌어질 것이다. 사실 미중 무역마찰에 대해 다루며, 한국은 철강관세에서 빠졌다며 안도하는 반응만이 있지만, 보다 직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후의 미국의 행로를 예측해야 한다. 미국이 러스트벨트를 의식한 고립주의로 나아가든 중국에 대항하는 반중국 관세동맹으로 나아가든 중국 경제는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 다음 타격은 대중무역규모가 전체에서 가장 큰 한국이다. 그런 사태를 대비하여, 중국에만 무역수지를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른 국가로도 버틸 수 있도록 수출 경로를 다각화해야 한다. 예컨대 문재인이 방문한 베트남이 그러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는 한국의 소프트파워(한류)가 힘을 발휘하는 곳이면서,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시장이며, 무엇보다 안보적으로 이해관계가 겹치지 않는다. 

-미국과의 안보동맹/핵우산이 사라질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미중 패권경쟁의 결과 미국의 쇠퇴가 일어나는 경우, 혹은 중국이 너무 심하게 몰락해버려 미국이 (중동에서처럼)동북아에서 철수하는 경우, 통상에서는 약간의 타격을 입을 수 있으나 안보적으로는 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카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전략적 비전>에서 미국이 쇠퇴했을 때 지정학적 위험에 빠질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다. 이 경우 한국은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받아들여 국가안보를 중국에 의존해서 사는 방안과, 역사적 반감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일 협력은 미국에 가장 덜 위협적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지지할 것이며, 동북아의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양국 사이의 역사적 감정의 골은 위안부 협상이 제대로 풀리지도 않는 바람에 더욱 깊어져 버렸으며, 또한 한국인들의 중국의 부상만큼이나(혹은 더) 경계하는 일본의 우경화를 봤을 때, 양국이 제대로 된 협력과 화해를 해 나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사실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우경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따라오는 길인데 말이다. 이 경우 마지막 방안으로 한국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생존할 수단을 찾아, 냉전 이후 북한이 핵개발에 모든 걸 쏟아부은 것처럼, 전 국력을 국방에 쏟아부어 자체핵무장을 하는 수밖에는 없다. 


소결 : 한국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19세기와 단 하나가 다를 뿐이다

 물론 미중관계가 급격하게 격화된다고 해서 20세기와 같은 세계대전 규모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특히 핵으로 인한 상호확증파괴(MAD)의 등장 이후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비록 직접적인 충돌은 아닐지라도, 군사력을 동원한 모든 긴장상태, 군사적 충돌사태를 다 피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세계적 차원의 패권국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려는 생각조차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그들은 이미 지역적 패권국이 되기 위한 계획들을 수집하고, 추진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은 아니더라도, 중국은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강압적 정책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긴장과 분쟁이 발발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 이미 2010년대 들어오면서 동아시아 전 지역, 특히 동지나해와 남지나해 수역은 일방을 중국으로 하고, 다른 편은 중국 주변의 작은 나라들로 하는 영토분쟁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중국과 필리핀,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말레이시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이 동지나해, 남지나해의 군도들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대만이 센가쿠 섬을 둘러싼 영토분쟁을,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영토분쟁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경우 중국 주변의 아시아 국가들, 예컨대 한국, 인도, 베트남, 러시아, 일본 등이 중국에 대항하는 균형 연합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차지하는 힘의 서열은 19세기와 변하지 않았다(북한을 논외로 한다면). 과거 1900년대 초반 일본의 부상에서, 조선은 일본과 함께 싸울 적당한 강대국 파트너를 찾지 못했기에 합방당했다. 19세기 말 조선과 21세기 초 한국은 단 하나가 다를 뿐이다. 세계 최강 미국과 한국이 동맹을 맺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미국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100년 전과 지금이 유일하게 다른 점이다. 여기서 한미동맹과 우리가 중국 밑에 들어갈 동맹의 결정적인 차이가 나온다. 지정학적으로 미국은 한국과 떨어져 있어 전략적 이익에 따라 한국에게 지원하거나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중국은 한국과 영토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반면, 중국에게는 매력적이지 않고, 한미 사이에서는 안보 위협이 없는 반면, 한중 사이에서는 안보 위협이 존재한다. 이로부터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원칙과 같은 동맹은 먼 곳에 있는 강대국과 맺어야 안전하다는 지정학적 철칙이 나온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다만 영원한 국가이익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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