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렸다. 비만 오면 내 가슴은 쿵쾅쿵쾅 뛴다. 차근히 떨어지는 빗소리는 내 마음을 두드리고 우묵한 내 마음 깊은 곳을 채우는 것이다. 그런데도 내 머리는 멍한 듯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고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며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 비를 맞으며 날뛰고 싶어진다. 그러나 나는
구토를 했다. 기침으로 몸을 들썩거리자 발가락에서부터 강렬한 고통이 전류처럼 날 후려쳤다. 다시 발가락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데만 5분이 걸렸다 나는 우울하게
내 허리를 내려다보았다. 걸으면서 계속해서 한 흰 백골처럼 허물어질 것 같다고 생각한 지 한달만에 걸을 수가 없어졌다. 종합병원에 갔더니 의사의 말로는 고관절에 문제가 생겼단다. 염증이 생겼다고 약을 주는 그의 모습이 왠지 돈 한 푼 없는 나를 통째로 벗겨먹으려는 것 같아서 진료 두번째만에 값싼 한의원으로 옮겼다. 목발을 구해 다리를 절어가며 한의원으로 가자 요즘 한의원은 과거 일정 시대의 서대문 형무소 기술을 전수받았는지 침을 놓고 거기에다 전류를 흘려댄다. 물론
순간적으로는 괜찮았다. 그런데 그건 아픈 부위를 계속 건드릴 때나 스치는 쾌감 같단 말이지. 마치 입안에 생채기가 났을 때 그 부분을 계속해서 혀로 건드릴 때 느끼는 아픔과 동시에 느껴지는 짜릿함과 비릿한 피맛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전혀 아픔이 줄어들지 않아서 나는 한숨을 쉬고,
그렇다고 병원을 안 갈 수는 없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 나오는 꽤 이름높은 한의원을 갔다. 요즘 세상 인심은, 어휴, 어찌나 각박한지, 목발짚은 내가 버스에 서 있는데도 자리를 비켜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버스 한 번 들썩거릴 때마다 어찌나 아프던지, 아프고 야속해서 버스 한복판에서 울어버릴 뻔 했다. 그리고
세 번째 병원은 꽤나 괜찮아서 계속해서 다니고 있다. 그런데 목발이 도리어 안 좋대서 그것도 버리고 걸어다니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몸에선 땀이 주룩주룩. 하늘이 나보고 느린 삶을 사라는 배려인지 버스는 바로 내 앞에 있는데 타지를 못하는구나 기사는 내가 버스를 안 탈 작정이라고 판단했는지 문을 닫고 엑셀을 밟고. 한숨도 그득그득. 그저 집에 앉아서 NBA와 프로야구를 시청하자니 르브론과 하워드의 대굇수 플레이는 내 안에 잠든 농구인의 혼을 깨우는구나. 9:1에서 9회말에 9:9로 따라잡히는 태업성 플레이를 보고 있자니 속에선 열불이 활활. 어휴, 조용히 한숨 쉬고 책이나 보면서 고독을 씹고 있는데 밖에선 비가 내리고, 뜨거운 감자의 어는 노래 가사처럼 비가 참 무엇과 닮아 보여서 나는
약간, 눈가를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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