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일상 日常


Andreas Feininger, Photo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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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블로그 대문 하나 만들지 않았군요.
개인적으로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셨던 분들도 마땅히 글을 달 곳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그것이 아니어도 자유로운 메모장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링크와 트랙백은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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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는 주인장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카테고리가 만들어져 있으며 각 카테고리의 연관성 같은 건 없습니다. 
저는 스포츠, 철학, 독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복싱과 독서에 주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복싱은 최근 복싱 뉴스를 평하는 것이나 예전 경기 리뷰, 혹은 복싱 팁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리뷰할 만한 열정을 불러일으킬 경기를 다시 찾아보기가 귀찮아 지고 있습니다. 짚고 넘어갈 만한 매치가 있다면 리뷰를 부탁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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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로그인이 자신의 블로그를 걸고 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비로그인보다 더 용기있다고 보지만 블로그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고 그런 분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로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로그인 댓글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광고글만을 지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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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 들어온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오늘의 글귀(Paul Krugman) 글귀 引用


 오늘날의 한 가지 신화는 정치가들이 이익 집단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대중들이 보기에 정치가들은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에게 좌우된다. 반면 J. K.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 같은 관측통들은 미국의 정치 과정이 일부의 중요 선거구민 -소득 분포 상위 20%의 부유층-의 이익만을 충실하게 반영한다고 본다. 여하간 두 경우 모두 정치가들의 행위에는 강력한 특정 구성 집단의 이익만이 반영될 뿐이지 사상의 영향 따위는 없어 보인다.
 
 실상은 좀더 복잡하다. 사안에 따라 원하는 바가 명확하고 성취 수단도 갖고 있으며 논리 따위에는 신경 안 쓰는 이익 집단-가령 국유지를 임차하고 있는 목재 회사나 수입 쿼터제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탕무우 경작자들은 해당 이론(the theory of case)에 전혀 무관심하다-이 있다. 그러나 대개는, 문제가 클수록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문제에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 정치가들이 하고자 하는 바는 유권자들을 위한 비전, 그 결과 자기에게도 이익이 돌아오는 비전을 명확히 규정하는 일이다.

 대중적 비전을 정립하는 데 어느 누구보다도 성공한 사람이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그의 테마는 간단하였다. 한 마디로 미국의 중산층은 큰 정부의 부담을 떠 안고 과도한 통제와 무거운 세금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이건은 이러한 테마를 강렬한 이미지-캐딜락을 몰고 다니는 복지 귀부인들, 공무원 하나가 인디언 하나를 돌보는 관리들로 들어 찬 커다란 방-로 나타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미지는 그야말로 환상이었으니, 아무도 캐딜락을 타고 있는 복지 귀부인이나 단 한 명의 인디언만을 돌보는 관리를 본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전체 그림이 대단히 의심스러웠다. 미국인들은 선진국 국민 가운데 가장 세금이 낮은 편이며, 또 그 세금도 대부분 사회 보장이나 의료 보장 같은 중산층에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쓰인다. 사실상 레이건은 현실과는 가장 무관한 강요된 신화를 기반으로 정치적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의 예에서 드러나듯이, 현실의 정치적 성공은 대중들이 현재 인식하고 있는 이익에 무작정 호소함으로써가 아니라,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익을 재정립하고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변화를 통해 그들의 불만을 조절할 방법을 찾아내는 데에서 얻어진다. 1980년대에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이 잘못 나가고 있다는 비전-큰 정부, 과도한 세금-을 규정하는 데 성공하여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하였다. 반면 현명한 자유주의자들은 운이 따라 주어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를 재정립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면 보수파의 주장을 깨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Krugman, Paul., Peddling Prosperity: Economic Sense and Nonsense in an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 W. W. Norton, 1994


간단하게 말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이 유권자들의 이익인 것처럼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실제 존재하는 위협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인식하는 위협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 크루그먼은 오랜 세월 동안 대중 선동가들과 맞서 싸운 경제학자다 보니, 정치인들과 정책 기획가들의 수법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듯하다. 



메이웨더-파퀴아오 3차 협상의 관점과 진행 (上) 복싱 拳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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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파퀴아오 3차 협상을 바라보는 틀은 다양할 수 있다. 경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탄식하는 목소리도 하나의 시각이다. 하지만 그런 시각으로는 도대체 양 측이 왜 싸우는지, 왜 이렇게 질질 끌고 있는지에 대해 분노 말고는 낼 목소리가 없다. 정리해 말하자면 그러한 시각은 가장 원초적이지만, 보다 현실을 가깝게 보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앨리슨은 국가의 의사결정과정을 깊게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그의 책 『결정의 엣센스』에서 쿠바 미사일 사태를 분석하면서 3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제 1모델인 합리적 행위자 모델, 제 2모델인 조직행태 모델, 제 3모델인 정부정치 모델이 그것이다. 나는 그 모델들이 이번 협상을 바라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념적 틀이란 단순한 시각이나 접근 방법이 아니다. 각각의 틀은 서로 다른 가정과 범주들로 구성된다. 그것들은 분석가들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 그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 증거를 찾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Allison, Graham T., Zelikow, Philip D., Essence of Decision: Explaining the Cuban Missile Crisis (2nd Ed.), New York:Longman, 1999

개념적 틀을 통해 우리는 각 캠프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유추해낼 수 있다. 나와 같은 외부 관찰자는 그 캠프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니므로, 그들의 행동에 간섭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양쪽 캠프가 던진 수를 보고 그 의미를 추론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의미 추론의 과정을 우리는 <분석한다>고 한다.

제 2모델인 조직행태 모델은 이루어진 의사결정을 이렇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 조직은 그들 나름의 프로세스를 발전시키고 기존의 조직이 형성한 조직논리/조직문화는 의사결정에 있어 선택지를 제한시킨다. 하지만 메이웨더-파퀴아오의 1차 협상, 2차 협상, 3차 협상에서 제 2모델인 조직행태 모델이 설명력을 발휘할 여지는 많지 않다. 

왜냐하면 거대한 조직을 끌고 다니는 정부와는 달리, 메이웨더-파퀴아오 협상에서는 프로모션이 그들 조직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1차 협상에서 탑 랭크의 홍보팀에 있던 프레드 스텐베르크가 주다-모슬리 전을 다시 꺼내듦으로써, 파퀴아오 캠프에서 반격의 포문을 열 논거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유일하게 탑 랭크가 기존에 수행하던 조직 프로세스가 그들의 수(手)에 영향을 끼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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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제 1모델과 제 3모델은 지금까지 이루어진 수많은 발언들, 행동들을 설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제 1모델은 합리적 행위자 모델로서, 각 캠프를 하나의 합리적 개인으로 보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 모델은 아주 직관적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독일이 유로존에 개입했다> 같은 말들을 꺼낼 때 우리는 암묵적으로 국가를 하나의 개인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메이웨더-파퀴아오의 1차 협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제 1모델의 반영이다.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의 약물 검사 조항 거부를 비난했다> 같은 말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반대로 2차 협상에서 드러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HBO나 알 헤이먼 같은- 을 깡그리 무시할 위험이 있다. 내가 메이웨더-파퀴아오 2차 협상을 다룬 글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말하는 시도를 하려고 했던 것은 이런 위험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 1모델의 최대 설명력은 그 캠프에 대한 정보가 가장 없을 때 나온다. 그 캠프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 사람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각자가 갖고 있는 이해관계는 무엇인지 모를 때 우리는 그 캠프를 하나의 합리적 개인으로 가정하고 그들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절차를 세울 수 있다. 나는 이 인용을 복싱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맞게 변용했다.


제 1모델의 표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1. 캠프가 하나의 위협과 기회로 인식하는 상황의 객관적 (또는 주관적) 특징은 무엇인가?
  2. 캠프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떤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주는가, 돈? 명예?)
  3. 그러한 목표추구를 위해 쓸 수 있는 객관적 (또는 주관적) 대안은 무엇인가?
  4. 각각의 대안에 따르는 전략적 비용과 이득은 무엇인가? 
  5. 이러한 상황에서 캠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 모델을 사용하기 편한 사례는 메이웨더-파퀴아오 1차 협상일 것이다. 1모델로 설명한 1차 협상은 다음과 같다 : 2008년 이전까지, 플로이드를 움직이던 가장 큰 변수는 돈이었다. 하지만 델 라 호야와 해튼을 이기면서, 천문학적 돈을 벌게 되자 무패의 챔피언으로서 커리어를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이 돈보다 더 큰 효용(utility)을 갖게 되었다.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 전에서 이미 돈을 벌었기 때문에 명예와 돈 사이에서 플로이드는 커리어를 지키려는 욕구를 더욱 더 중시했고, 많은 돈이 걸려 있는 협상이 가라앉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올림픽 수준의 약물 검사 조항을 집어 넣게 되었다. 이는 메이웨더가 돈보다 커리어를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 1모델의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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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제 3모델, 정부정치 모델은 하나의 수(手)를 다양한 의사결정 게임의 결과물로 간주한다. 이러한 모델은 그 안에서 각 이해당사자가 차지하고 있는 이해관계, 그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한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그들의 움직임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메이웨더-파퀴아오 2차 협상은 단순히 두 행위자들 간의 게임이라고 설명하긴 힘들다. 양 캠프를 둘러싼 진실게임에 HBO가 끼어들었고, 앨러비, 셰이퍼, 헤이먼이 부각되면서 단순히 커리어를 유지하기 싶은 욕망이 모든 것을 이끌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그 효력을 잃었다. 여기서는 그 시점에서 로저 메이웨더가 교도소에 가게 되었고, 파퀴아오 캠프가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알 헤이먼의 선수들이 줄줄이 그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것 같은 설명이 필요하다. (내가 여기에서 메이웨더 캠프를 하나의 행위자 <메이웨더> 가 아니라, 셰이퍼, 헤이먼, 로저, 플로이드, 엘러비, 델 라 호야 같은 다양한 행위자로 표현한 것에 주목하라.)

제 3모델의 표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누가' 게임을 하는가? 다시 말해 선택과 행동을 정하는 데 있어 누구의 견해와 가치가 영향을 미치는가?
  2. '경기자들'의 (a) 인식과 (b) 선호하는 행동, 즉 (c) 사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3. 선택과 행동에 대해 각 '경기자들'이 미치는 '영향'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4. "행동채널"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경기자들의 서로 다른 인식과 선호, 그리고 사안에 대한 입장이 합쳐져 선택, 그리고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절차가 무엇인가? 

즉, 제 3모델이 제시하는 메이웨더-파퀴아오 2차 협상에 대한 설명은 이런 것이다 ; 


1. 메이웨더 캠프의 행위자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로저 메이웨더, 알 헤이먼, 리처드 셰이퍼이다. 반대편의 파퀴아오 캠프는 밥 애럼이었다. 또한 HBO의 로스 그린버그가 또 다른 게임 참가자였다.

2. 경기자들의 인식은 이랬다. <로저 메이웨더의 교도소 행은 플로이드 메이웨더에게 불리하고, 매니 파퀴아오에게 유리한 신호이다> 여기에서 경기자들은 각각 선호하는 행동을 했다. 애럼이 협상에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고 메이웨더 캠프가 물러나는 모습이 그것이다. 정확한 장면은 출처(source)가 없기에 여전히 블랙박스로 남아 있지만 헤이먼과 엘러비가 협상을 좌초시키는 상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셰이퍼나 델 라 호야, 그린버그가 선호하던 행동은 아마 돈을 버는 것, 즉 경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3. 요소에 대한 평가는 아마 다들 생각이 다를 것이다.

4. 행동채널은 그들의 접촉, 그들의 협상, 그들의 언론 인터뷰였다.

5. 그 결과, 메이웨더가 은퇴하고 2차 협상은 좌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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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퀴아오-메이웨더 3차 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행위자의 문제이다. 즉, 메이웨더 캠프는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전면에 나서 말하고 행동하는 반면, 파퀴아오 캠프는 밥 애럼과 매니 파퀴아오, 그리고 부수적 행위자이지만 마이클 콘츠와 프레디 로치가 계속해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는 2차 협상과 정반대로, 메이웨더 캠프가 <메이웨더>라는 한 개인으로 행동하는 반면, 파퀴아오 캠프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장(場)의 모습을 가진다.

이는 간단하다. 불리한 상황에 있는 캠프는 커리어를 유지하고 싶은 욕망과 돈을 터트릴 욕망이 상충되면서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2차 협상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이 메이웨더 캠프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곧 그 때 메이웨더 캠프가 불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 말한 것처럼 지금 불리한 상황에 놓인 캠프는 파퀴아오 캠프이고, 그들은 지금 충돌하고 있다.

파퀴아오 캠프의 최종 의사결정자는 물론 매니 파퀴아오일 것이다. 파퀴아오는 정치 자금과 팬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한 효용을 가진 변수이다. 그렇다면 그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돈을 위해 메이웨더와의 경기를 승낙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협상이 늪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주인-대리의 문제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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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Agency)의 문제: 주인, 대리인, 경기자- 경쟁하는 목표와 비대칭적 정보

의사결정과정에 참가자가 늘어나면 혼자 내리는 결정이 빠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함정을 피할 수 있다. 혼자서 결정할 경우 문제의 성격을 잘못 파악하거나 목표를 설정할 때 챙겨야 할 이해관계를 빼먹기도 하고, 결과를 잘못 예측하는 것과 같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이점은 대가없이 얻을 수 없다. 그 대가란 곧 새로운 이해관계를 결정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나타나는 문제를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우(Kenneth Arrow)가 『불가능 정리(Impossibility Theorem)』 로 잘 보여주고 있다. 즉 세 사람만 모여도 그들 간에 세 가지 대안에 대한 선호가 서로 다를 경우 합리적 선택의 최소요건인 '일관성'(transitivity)의 조건을 갖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선호의 순서가 왜곡되거나 특정 선호가 다른 선호를 압도하는 일이 생긴다. 케네스 셰프슬(Kenneth Shepsle)의 표현에 따르면 애로우의 정리는 "개인들의 성향으로부터 집단의 성향을 추론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개인은 합리적이지만 집단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집단은 선호도의 순서마저 일관성 있게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셰프슬은 다음과 같은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집단의 '의도'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   

(중략) 지난 20여 년 동안 주로 경제학에서 소위 「주인―대리인」(Principal-Agent) 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의사결정자는 주인이다. 그 주인은 결정을 내리거나 행동을 취함에 있어 조언이나 도움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개입시킨다. 곧 대리인이다.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대리인이란 주인이 원하는 함에 있어 하나의 수단 -예를 들면 주인이 내린 결정을 집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등-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로 내가 필요에 의해 의사나 변호사를 만나면 여전히 내가 주인이고 그들이 대리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암이라는 질병과 그 치료방법에 대해, 그리고 변호사는 온갖 법률문제에 대해 나보다 월등히 많이 안다. 이 경우 내가 최종 선택을 했다고 해서 내가 그 내용을 결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수술을 받을지 말지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리지만 대리인이 제공하는 정보, 그리고 그가 내리는 판단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내리는 결정이 조언이 없이 내리는 결정보다 나은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와 대리인이 가진 정보가 대칭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나와 대리인의 이해관계가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다. 변호사나 의사는 비용이나 기타 그들 나름대로의 전문가적 측면에서 나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복잡한 결정과정에서 대리인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인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이해관계나 정보, 그리고 전문지식이 있기 마련이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주인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명목상 참가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역할은 명목 이상이다. 그들은 특별한 이해관계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때로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복합적인 결정 문제에서 대리인은 주인의 의사를 충분히 대변하기만 하는 것이 아닌 나름대로의 '경기자'다. 경기자란 문제의 결정이나 행동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Allison, Graham T., Zelikow, Philip D., Essence of Decision: Explaining the Cuban Missile Crisis (2nd Ed.), New York:Longman, 1999

앨리슨의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때로 우리는 자기가 모르는 분야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대리인을 고용한다. 하지만 대리인은 나보다 그 분야에 대해 월등히 잘 알고 있으므로, 그와 나는 경제학적인 용어로 <정보의 비대칭> 상태에 있다. 그리고 동시에 대리인과 나의 이해관계가 꼭 같은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의사결정과정에 대리인이 참여하는 경우, 종종 주인의 의사는 왜곡될 수 있고 심지어 대리인의 이해관계에 맞게 변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의사를 만나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치료를 요청했다고 하자. 당신은 그 병이 큰 병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돈을 치료에 쓰고 싶어한다. 하지만 의사는 당신의 돈이 많음을 눈치채고, 애초부터 돈이 많이 요구되는 선택지만을 당신에게 제시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돈을 적게 사용하고 싶은 주인의 의도가 대리인에 의해 왜곡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매니 파퀴아오와 밥 애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냉정하게 말해서 밥 애럼은 매니 파퀴아오의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대리인에 불과하다. 우리는 파퀴아오가 경기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늙은 밥이 링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때, 밥의 이해관계는 이 협상에 들어가 과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 글의 下편에서는 기사들을 보면서 둘 사이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012년 복싱 1분기 매치들 복싱 拳鬪





일정 참고하세요. 



앞으로 써야 할 글들.

  1. 꽤 오래 전에 약속했었던, 인상깊었던 풋워크를 가진 복서들 Top 5
  2. boxer report; 플로이드 메이웨더
  3. 파퀴아오-마르케즈 3 끝까지
  4. 사태가 진정되면, 파퀴아오-메이웨더 3차 협상의 쟁점과 코멘트
  5. 모슬리-마가리토 
 
3월이 시작되기 전까지 하나하나 지워 봅시다.



48 Hours 복싱 拳鬪


Boxing 20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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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오 가브리엘 마르티네즈는 매튜 맥클린을 만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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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y Pacquiao I'm calling you out let's fight May 5th and give the world what they want to see." - Floyd Mayweather Jr., On Twitter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움직이는 방식은 언제나 비밀스럽고 목적이 확실했다. 장기간 링을 떠나 있다가 잡은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와의 경기, 빅터 오르티즈와의 경기는 그 방식의 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웨더가 오스카 델 라 호야를 패배시킨 이후, 플로이드를 관중 동원력과 링 장악력에서 뛰어넘는 복서는 나오지 않았으며, 모든 계약에서 플로이드는 갑의 위치에서, 자기가 원하는 매치를 성사시켜 나갔다.

매니 파퀴아오가 2008년 12월과 2009년 5월, 충격적인 방식으로 오스카 델 라 호야와 리키 해튼을 쓰러트리면서 플로이드와의 대진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파퀴아오가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그 해 말 미겔 앙헬 코토를 무너트리고 웰터급을 탈취한 순간, 그 순간의 파퀴아오의 기세는 메이웨더를 넘어섰다.

메이웨더가 어느 생각으로 2009년 12월의 합의를 깼는지는 정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다만 추측해 낼 수 있는 것은 메이웨더 개인으로서 합리적 행위자 모델(RAM)을 적용시키면, 그에게 돈보다는 명성이 더 큰 효용을 가진 함수가 아닐까 하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2010년 7월의 합의가 파탄으로 빠진 데에는, 앨리슨의 1모델보다는 3모델이 더 설득력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고 그들(헤이먼, 셰이퍼, 메이웨더) 사이의 합의 도출 과정에서 파퀴아오와의 협상을 깨고 은퇴 선언을 하는 선택지로 향했다.

파퀴아오는 그 사이 클로티, 마가리토를 정리했고, 상대가 남지 않은 2011년에는 퇴물 모슬리와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를 물었다. 모슬리와의 경기에서 간직했던 스피드를 마르케즈 전에선 온전히 끌고 오지 못했고 12라운드 동안 어쩔 줄을 몰라했다. 플로이드는 한편 2011년 9월 빅터 오르티즈를 논란 많은 낙아웃으로 잠재우며 대중의 분노를 샀지만, 평자들의 눈에는 여전한 상태를 간직했다.

또 다시 전초전 형식으로 진행된 한 번의 게임이 끝났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매니는 후안 마뉴엘을 이전까지의 방식으로 깔끔하게 잠재우지 못했고, 플로이드는 여전한 샤프니스를 간직하고 있었다. 한편 서서히 어긋난 그 둘의 스케쥴은 어느새 교차하는 중이었고, 플로이드가 전처 폭행 문제로 형을 선고받자, 2012년 5월 파퀴아오는 네 선수 중 하나를 고르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메이웨더의 변호사가 라스베가스 경제에의 메이웨더의 공헌과 MGM그랜드와의 계약 의무를 이유로 그의 수감을 6월까지 미루자 상황은 급격히 변동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복서라면, 어쩔 수 없이 2012년 11월을 기약하며 형을 3달 동안 살 것이다.

하지만 메이웨더 주니어와 파퀴아오의 기세 사이에 가장 큰 격차가 생겼고, 플로이드는 이 기회를 징역 문제로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번 주 화요일 낮,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대한 플로이드의 시시껄렁한 트윗 이후 플로이드는 매니 파퀴아오를 공개적으로 호출했다. 파퀴아오, 전 세계가 원하는 걸 이제 줄 때가 되었어. 5월 5일에 붙는 것이 좋겠군.

나는 이 말이 꽤나 좋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첫째, 이 움직임은 이를테면 공을 파퀴아오에게 넘기는 것이다. 그 동안 메이웨더의 매치매이킹에는 파퀴아오라는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파퀴아오가 경기를 원하는데 계속해서 도망치던 겁쟁이 이미지를 메이웨더가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메이웨더 주니어가 이런 식으로 먼저 선을 긋고 선택권을 파퀴아오에게 넘김으로서, 협상이 결렬된다면 협상 결렬에 대한 모든 책임을 파퀴아오에게 덮어씌울 수 있다.

둘째, 지금은 메이웨더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이다. 파퀴아오는 후안 마뉴엘과의 경기에서 그가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기대되었던 난폭함과 끊임없이 전진하는 분쇄기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메이웨더는 그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공개 도전에 나섰다. 경기 시점과 방식 모두 플로이드가 팩을 질질 끌고 다니고 있다.

이 모든 것을 플로이드는 수감 일자를 변경시키면서 만들어냈다. 상수(constant)로 여겨지던 징역 일자를 바꾸면서 플로이드는 배수진을 친 셈이 되었고, 그걸 알고 있는 복싱 팬들에게 파퀴아오가 5월에 메이웨더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도망치는 셈이 되었다. 앨러비가 확인한 것처럼 플로이드는 이 움직임을 단순히 견제용 잽으로 던진 것이 아니다. 그는 선을 그은 것이다.

케빈 아이올리는 여전히 메이웨더의 이 말이 거짓말이고, 사울 알바레즈가 진짜 노리는 먹잇감이라고 확신하던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유명한 예 중 치킨 게임(Chicken Game)을 떠올려 보자. 두 게임 참가자가 자동차에 타 서로를 향해 돌진한다. 먼저 차를 돌리는 참가자는 겁쟁이(chicken)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다. 둘 모두 겁쟁이가 되기 싫어 끝까지 돌진할 경우 그 둘 모두 목숨을 잃는다. 서로를 합리적 행위자라고 가정할 때,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핸들을 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고 그걸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가 절대 방향을 돌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 때, 상대방에게 남은 선택지는 죽느냐 겁쟁이가 되느냐밖에 없고 그는 겁쟁이가 될 수 밖에 없다. 

플로이드가 만약 매니를 불렀고, 매니가 응했는데 알바레즈를 택했다고 가정해 보자. 플로이드가 먹을 욕은 거의 지금의 다섯 배는 될 것이다. 지금 선택은 파퀴아오가 쥐고 있다. 그는 지금 상대가 핸들을 묶었다는 것을 안다. 돌진할 것인가 피할 것인가?




파퀴아오의 트레이너 프레디 로치는 파퀴아오가 48시간 안에 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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